할인점 부대시설 고객끌기 또다른 싸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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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할인점이 '전장 (戰場)' 을 바꾸고 있다.

그동안 가격인하 경쟁을 펼쳐왔던 할인점들이 최근 백화점 못지않은 부대시설로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나선 것이다.

할인점들은 고객이 쇼핑하는 사이에 세탁물을 말끔히 드라이클리닝 해 주는가 하면 사진관.안경점.열쇠복사.약국.카센터.여행사까지 갖춰놓고 서비스 다양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들 부대시설은 인근 점포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해 알뜰주부들을 할인점으로 불러모으고 있는데 값은 다소 들쭉날쭉한 편이다.

또 같은 할인점이더라도 점포가 있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가격 차이 = 그랜드마트 인천 계양점 지하1층 자동차 경정비센터는 엔진오일 교환에 1만8천원을 받는다.

하지만 길 건너편 까르푸 계산점에 있는 타이어센터는 1만9천원. 인근 카센터가 평균 2만원 정도인 것에 비하면 1천~2천원이 싼 셈이다.

양복 한 벌을 세탁하는 데는 할인점별로 2천8백~3천9백원으로 차이가 있다.

그랜드마트의 경우 양복 한 벌 세탁비가 인천.화곡점 3천원, 신촌점은 3천5백원을 받는다.

월마트 (한국마크로) 인천점은 와이셔츠 세탁에 1천5백원, 남부점은 5백원을 받고 있다.

같은 할인점이면서도 1천원이나 차이가 난 것. 또 까르푸에 있는 사진점들은 4개 지역에 따라 한장당 1백40~2백원을 받는다.

이같이 가격이 다른 것은 할인점들이 지역상권을 의식해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 부대시설 종류 = 국내 '토종' 할인점들의 부대시설이 외국계에 비해 다양한 편이다.

월마트.까르푸.프라이스클럽 등 외국계는 사진현상소.타이어센터를 직영하고 안경점.약국을 임대 운영하는 정도인데 비해 국내 할인점들은 분당.일산 등 신도시 중심으로 부대시설 늘리기 경쟁이 한창이다.

E마트 일산점과 킴스클럽은 사진인화 뿐 아니라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액자까지 포함해 5만~7만원을 받고 있으며 한화마트 부평점.E마트 청주점은 열쇠를 복사해주거나 보조키를 제작해 주는 코너도 선보였다.

그랜드마트 계양점에는 유명 미용실이 들어섰고 삼성홈플러스는 여행사를 입점시켜 열차.비행기표 구매와 여행서비스를 주선하고 있다.

◇ 이용 방법 = 사진현상소.세탁소는 일단 할인점에 들어가면서 필름.빨래감을 맡기고 1시간 정도 쇼핑을 하고 나오면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 또 자동차 경정비도 쇼핑시작 전에 맡겨 놓으면 쇼핑하는 동안 엔진오일 교환 등이 끝나기 때문에 시간절약면에서 인기다.

그랜드마트 계양점의 경우 자동차 경정비.미용실 등에 하루 평균 50~60명의 고객이 몰려 짭짤한 수익사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주부 李모 (37.경기도고양시) 씨는 "최근 집 근처 세탁소들도 세탁비를 할인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렸지만 할인점은 1시간만에 세탁물을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며 "쇼핑 가는 틈을 타 할인점 세탁소를 자주 이용한다" 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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