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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해외 입양아 출신 작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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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스웨덴으로 입양된 뒤 22년 만에 찾은 한나 알브그렌(본명 최하영)의 작품 ‘무제’.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대학에 다니는 한나 알브그렌(24)의 본명은 최하영. 23년 전 한국을 떠날 때 이름이다. 가난 때문에 핏덩이였던 그를 스웨덴으로 보내야 했던 부모를 찾아 2003년 한국을 찾은 한나는 자신의 삶을 다룬 사진 작업 '집 앞 거리'에 이런 글을 붙였다.

"성인이 되어 내가 태어난 곳에 돌아왔을 때, 나는 지금껏 내가 두 개의 평행한 삶을 살아왔고 그 한쪽이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목포 항구의 냄새, 소리, 풍경 그 모든 것에 나는 익숙했다. 나는 매우 긴 꿈속에서 막 깨어난 것이었다."

5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소격동 금산갤러리와 견지동 동산방화랑에서 열리는 '2004 입양인/이방인'은 한나처럼 해외입양을 경험한 작가 11명이 고국에 보내는 작품전이다.

올해는 한국인의 해외입양 50년이 되는 해. 마침 서울에서는 '2004 세계한인입양인대회-다함께'가 개최되고 있어 이 전시의 의미는 각별하다. 경희대 현대미술연구소(소장 박종해)와 시각예술캠프(대표 이태호)는 반세기의 입양 역사 속에 미국과 유럽에서 미술가로 큰 '한국의 아이'들을 불러모아 그들의 그림.사진.영상.드로잉 등으로 20만 해외입양인의 생각과 마음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국에 입양된 조이 디트리히(34)는 자신의 이야기를 단편영화 '잉여인간'에 담았다. 일곱 식구를 거느린 한 한국인 농부는 긴 가뭄으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딸을 버리고, 그 딸은 참혹한 가난으로 어둡던 유년시절을 숨바꼭질로 기억한다. 02-735-6317(www.artcamp.or.kr).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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