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간선도로에 늘어선 택시로 교통체증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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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택시 불법주차 단속 좀 해주세요. "

회사원 金대훈 (40.대구시달서구본동) 씨는 퇴근 시간만 되면 짜증이 난다.

서부정류장앞 네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본리네거리로 가야하지만 택시때문에 우회전 차로가 꽉 막혀 있기 때문이다.

金씨는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기 위해 늘어서 있는 바람에 교통체증이 가중된다" 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 간선도로에 줄지어 늘어선 택시 때문에 곳곳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퇴근시간이면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버스정류장까지 점령해 도심 교통난을 부채질한다.

경제난으로 승객이 줄어들면서 택시기사들이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목 좋은' 자리에 눌러 앉아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13일 오후 수성구범물동 동아백화점 수성점 앞 버스정류장. 버스가 쉽게 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버스베이에 택시 5대가 서 있었다.

때문에 버스가 이 곳에 서지 못하고 3차로에서 승객을 태웠다.

뒤따라 오던 승용차들이 버스를 추월하기 위해 2차로로 끼어 드는 바람에 도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북구대현동 강남약국앞 버스정류장. 편도 3차로인 이 도로도 마찬가지 였다.

서쪽으로 30m 떨어진 곳에 택시승강장이 있지만 10여대의 택시가 버스정류장앞에 버젓이 서 있다.

이 곳에서도 버스가 길 중앙인 2차로에서 손님을 태웠고, 뒤따라 오던 다른 차량들이 1차로로 방향을 바꾸었다.

1차로로 달리는 차량과 끼어드는 차량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려 무법천지나 다름이 없었다.

택시를 대 놓고 있던 30대 운전기사는 "손님도 없는데 돌아다녀 봐야 연료비만 버리는 것 아니냐. 이 곳에 사람들이 많아 차를 세워 놓고 기다리고 있다" 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로 차량 소통이 엉망이 되는 대표적인 곳은 동대구역 입구, 남구봉덕동 봉덕시장앞, 중구 중앙로의 중앙시네마타운 앞 등이다.

특히 중앙로는 편도 2차로에 10여대의 택시가 서 있는 바람에 버스들이 중앙선을 넘는 경우도 잦다.

그러나 단속요원은 보이지 않는다.

간간이 경찰순찰차가 마이크로 택시들의 불법 주차를 지적하지만 그때 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 경찰관들이 택시들의 불법주차를 단속하고는 있지만 일손이 모자라 쉽지 않다" 고 말했다.

대구 = 홍권삼.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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