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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 문제도 해결돼야”김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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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 방문 셋쨋날인 9일 "정신대 문제는 세계의 양심이 승복하도록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지적했다.

金대통령이 정신대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 방일 (訪日) 기간 중 처음이다.

金대통령은 이날 오전 구니히로 마사오 (國弘正雄) 전 참의원 등 60여명의 일본내 친분 인사들을 숙소인 영빈관으로 초청, 다과회를 가진 자리에서 자신의 도쿄 (東京) 납치사건 진상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또 "이밖에 많은 의문사로 억울하게 희생된 사건의 진상도 가려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그같은 사건들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으면 민주정부의 의미가 없다" 면서 "나는 이 문제들을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가겠다" 고 덧붙였다.

金대통령은 "나는 앞으로도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겠다" 고 다짐했다.

金대통령은 이에 앞서 영빈관에서 방일 수행 취재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일왕 (日王) 의 방한 (訪韓) 시기문제와 관련, "한.일 국민간 (마음의) 준비가 되는 것을 봐가며 실현시킬 문제" 라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金대통령은 "일본 천황은 중국 등 과거 전쟁당사국 모두를 방문했는데 국교수립 33주년이 되는 한국을 방문하지 못한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며, 이런 상황은 양국 국민의 화목과 융화에도 문제가 있다" 고 일왕 방한의 당위성을 분명히 했다.

金대통령은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사죄입장을 문서화한 양국 정상의 공동선언문 이행 여부와 관련, "우리로서는 언론은 물론 야당까지도 공동선언의 내용을 지지하고 있는 일본의 분위기를 평가해야 한다" 며 "우리도 양국 합의가 이행되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양국의 진정한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선언문에 합의된 내용 하나하나가 실천돼 나가야 하며 잘될 것으로 본다" 면서 "양국 국민들도 그런 방향에서 협력해 주어야 한다" 고 역설했다.

한편 金대통령은 이날 낮 나카소네 야스히로 (中曾根康弘).다케시타 노보루 (竹下登) 전 총리 등 일본 정계 지도자 12명을 영빈관으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金대통령은 또 "4자회담과 별도로 6개국, 필요하면 몽골까지 포함한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구를 만들기 위해 한.일 양국이 선도적 역할을 하자" 고 당부했다.

金대통령은 오사카 (大阪) 로 떠나기에 앞서 영빈관에서 아키히토 (明仁) 일왕 내외의 작별 예방을 받고 가까운 시일 내의 한국 방문 초청의사를 전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사카 데이코쿠 (帝國) 호텔에서 간사이 (關西) 지역 동포들을 초청,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이 지역 주요 단체들이 공동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金대통령은 10일 오후 귀국한다.

도쿄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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