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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코오롱,압구정·대학로·세종로 등 공간탐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건물을 보면 거리가 보인다.

문화예술채널 A&C코오롱 (CH37) 이 9일부터 매주 금요일 방영하는 '건축산책' 은 거리의 성격을 규정하는 건축물에 관한 좀 특별한 얘기다.

건축물 겉모습의 감춰진 이면을 엿보자는 의미. 가령 대학로가 '건축가 고 (故) 김수근의 거리' 라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서울대 병원 붉은 벽돌 건물을 모델로 같은 재료를 쓴 문예회관과 샘터사옥이 그의 작품이고, 바탕골.뚜레박 소극장.두손 갤러리가 뒤를 이었다.

천민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서구 건축을 모방하는데 급급했던 압구정동엔 요즘 색다른 건물이 많이 들어섰다.

둥근 돔과 뾰족탑 사이로 튀어나온 거친 시멘트 블럭이 눈에 띄는 진아빌딩, 높이 올라온 깃발 모양으로 먼 곳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두우빌딩 등이 그것. 제작진이 '역사의 거리' 라 이름붙인 세종로가 걸어온 길은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구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되고, 고답적 느낌을 줬던 세종문화회관이 시원한 분수대와 함께 열린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그렇다.

인구에 회자되는 건축물을 탐험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기회. 명동성당의 경우 건축적 해부를 위해 90미터가 넘는 종탑 끝까지 올라가 샅샅이 찍었다.

"건축을 통해 잡아 낼 수 있는 거리 문화, 시대 변화를 조망하고 싶었다" 는 게 권의정PD의 설명. 꼭 내년이 '건축문화의 해' 라는 걸 강조하지 않더라도 색다른 '서울 구경' 이 될법하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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