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올림픽대표, 잘했지만…골고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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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고의 철벽.

일본의 한 신문이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표현한 글귀다. 올림픽 대표팀은 이 말이 과장이 아님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21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서너 차례 완벽한 골찬스를 잡고도 결정력 부족으로 골을 넣진 못했지만 올림픽 대표팀은 공식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9경기로 이어갔다.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 2월 2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0-2로 패한 이후,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경기와 이라크, 모로코전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골키퍼 김영광(21.전남)은 9경기 모두에 풀로 출전, 이제 10경기 연속 무실점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날 올림픽 대표팀은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지고 컨디션이 최악이었던 다섯 달 전 오사카에서의 초라한 모습이 아니었다. 유럽 전지훈련을 포함, 보름여의 합숙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은 데다 와일드카드 유상철(33.요코하마)까지 가세해 한층 안정된 모습이었다.

김호곤 감독은 이날 투톱과 스리톱의 중간쯤 되는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오른쪽 공격수 최태욱(23.서울)과 왼쪽 윙백 박규선(23.전북)에게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줬다. 이를 통해 두 선수 특유의 돌파 능력이 살아난 한국은 일본을 압도하며 수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역시 한.일전이었다. 경기 내내 밀리면서도 일본의 기는 쉽사리 꺾이지 않았고, 한치도 물러섬이 없는 라이벌간의 경기는 두 팀 모두에게 올림픽 본선에 대비한 좋은 기회였다.

이 날의 무승부로 지난 2월의 패배를 설욕하지 못한 올림픽 대표팀은 대 일본 역대전적 4승 2무 3패를 기록했다. 현 멤버간의 대결에서는 1승 2무 1패. 아울러 올림픽 대표팀이 상암경기장에서 이어온 연승행진도 4경기에서 막을 내렸다. /상암=특별취재반


"욘사마를 부숴버려라."

일본스포츠 전문지 <산케이스포츠> 21일자 기사 중에서=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을 이기려면 '철벽 골키퍼' 김영광을 넘어야 한다며. <산케이스포츠>는 일본에서 배용준의 이름 중간 글자 '용'을 따서 '욘사마'라 부르는 것처럼 김영광도 또 다른 '욘사마'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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