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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방일 김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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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7일 일본을 국빈 방문, "한.일 양국 지도자들은 우리 앞에 놓인 역사적 사명을 인식하고 양국간의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이끌어나가자" 고 제창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와 함께 도쿄 (東京) 궁성에서 아키히토 (明仁) 일왕 내외가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 "한때 우리나라가 한반도의 여러분께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시대가 있었다" 며 "그것에 대한 깊은 슬픔은 항상 본인의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고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은 양국의 고대 교류역사를 언급, "귀국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문화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 고 평가했다.

金대통령은 만찬 답사에서 '천황 (天皇)' 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만찬 답사에서 金대통령은 "아시아의 경제위기와 냉전 이후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동아시아의 사정 등 현재 한.일 양국을 둘러싼 환경은 양국간의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절실히 요청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나는 양국간의 다양한 협력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무엇보다 우리 두나라가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 우호협력을 역설했다.

金대통령은 "나는 일본이 아시아 경제회복을 위한 견인차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한.일간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란다" 고 말하고 "두나라의 경제협력은 위기에 처한 아시아 국가들에 희망의 길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고 덧붙였다.

만찬사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양국간에는 갖가지 국면을 지닌 역사가 있다" 고 전제, "우리는 이와같은 관계에 있는 양국의 역사를 늘 진실을 추구해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양국 국민의 노력에 의해 싹트기 시작한 상대방에 대한 평가와 경애의 마음을 미래를 향해 키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에 앞서 金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궁성으로 아키히토 일왕을 예방하고 20여분동안 공동 관심사에 대해 환담했으며, 뉴오타니 호텔에서 도쿄지역 동포간담회를 갖고 재일동포들을 격려했다.

金대통령은 7백여명의 동포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현재 재일동포들이 권익보호를 위해 벌이고 있는 참정권 획득운동, 지방공무원 국적조항 철폐운동 등에 대해 적극 지원할 것" 이라고 다짐했다.

金대통령은 8일 오전 숙소인 영빈관에서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일본 총리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열고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선언' 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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