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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일본방문 첫날]“한일 우호 다지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7일 낮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와 함께 전용기편으로 도쿄 (東京) 하네다 (羽田) 공항에 도착, 4일간의 일본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 일왕 주최 만찬 = 金대통령은 저녁 궁성 호메이덴 (豊明殿)에서 아키히토 (明仁) 일왕이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 金대통령과 아키히토 일왕은 서로를 "천황 폐하" "대통령 각하" 라고 부르면서 양국 사이의 오랜 문화교류 역사를 먼저 거론했다.

金대통령은 만찬답사에서 "두 나라의 역사는 오래전부터 양국의 선린 우호관계를 중시했던 많은 선각자들이 있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며 조선초의 정치가 신숙주 (申叔舟) 를 그 사례로 들었다.

金대통령은 "15세기 조선통신사 일원으로 일본을 다녀온 신숙주라는 고관은 해동제국기에서 '이웃나라를 대하는데 예 (禮)가 기본이며 그런 다음에 그 마음을 다해야 한다' 고 적었다" 면서 "5백년 후의 우리 모두에게 주는 의미가 자못 크다고 하겠다" 고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만찬사에서 "일의대수 (一衣帶水) 를 끼고 있는 귀국과 우리나라 사람들간에는 예부터 교류가 있었다" 며 백제 왕인 (王仁) 박사, 오경박사 (五經博士). 의박사 (醫博士). 역박사 (歷博士) 등을 상기.

金대통령은 "일본은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룩했으며 의회민주주의와 평화주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해왔다" 면서 "이같은 전후 일본의 성공이 우리 두 나라가 새로운 세기의 파트너십을 형성해 나가는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 이라고 지적.

그러면서 金대통령은 "나는 한국이 지난해말 외환위기에 처했을 때 보여준 일본의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지원에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 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金대통령은 양국 과거사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미래지향적 양국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아키히토 일왕은 "한때 우리나라가 한반도의 여러분께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시대가 있었다" 며 종래 수준에서 과거사를 언급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양국간 청년친선교류사업, 오사카 (大阪)에서 열린 '청소년교류 네트워크 포럼' 을 언급하면서 "매우 뜻깊은 시도" 라고 강조.

만찬은 애국가 연주, 아키히토 일왕의 만찬사. 건배 제의, 일본국가 연주, 金대통령의 답사 및 건배제의, 프랑스식 만찬, 공연관람 순으로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 공식환영식.궁성방문 = 이에 앞서 金대통령 일행은 숙소인 영빈관 앞뜰에서 열린 20여분간의 공식환영식에 참석. 金대통령 내외가 일본 외무성 의전장인 가와무라 다케가즈 (河村武和) 수석영접위원의 안내로 영빈관 거실에서 현관 홀에 입장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아키히토 일왕 내외도 현관에 도착, 상면인사를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 자리에 나온 도쿄 한국학교 학생과 교포 등 1백여명은 태극기와 일장기를 흔들며 환영. 이어 金대통령은 아키히토 일왕과 함께 국빈1호차에 동승, 궁성에 도착. 金대통령은 본관 회랑을 거쳐 다케노마실에서 아키히토 일왕과 20분간 환담했다.

金대통령은 옥컵과 옥목걸이를 아키히토 일왕에게 선물.

도쿄 = 이연홍 기자.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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