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북풍' 신체감정 결과따라 이회성씨등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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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 총격요청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공안1부 (洪景植부장검사) 는 6일 한나라당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동생 회성 (會晟) 씨와 박관용 (朴寬用) 의원 등을 이르면 다음주 초께 소환하기로 했다.

또 법원은 구속 중인 한성기 (韓成基.39) 씨와 장석중 (張錫重) 씨에 대한 안기부의 고문 여부를 가리기 위해 3, 5일 이들에 대한 신체 검증 (檢證) 과 감정 (鑑定) 을 실시했다.

한편 안기부는 전 청와대 행정관 오정은 (吳靜恩.44.구속 중) 씨가 지난해 대선 때 李총재측에 전달했다는 '대선관련 문건' 을 공개, 이들이 李총재의 비선조직원이라고 주장했다.

◇ 수사 = 검찰은 이회성씨 등 주요 참고인을 추석 연휴 직후 소환조사하려던 당초 계획을 변경, 신체감정 결과가 나오는 주말 이후로 연기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 의해 고문이 사실로 인정될 경우 지금까지의 피의자 진술이 증거능력을 잃기 때문에 수사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 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韓씨 등 세 사람의 계좌추적에 나서는 한편 이번 사건 관련자들의 통화내용이 담긴 전화감청 기록을 안기부로부터 넘겨받아 정밀검토에 들어갔다.

검찰은 張씨가 안기부 비밀공작원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옛 안기부 간부들의 개입 여부도 수사키로 했다.

◇ 고문시비 = 韓씨와 張씨는 5일 오후 서울지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한영 (李漢榮.40) 법의학과장이 감정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홍승철 (洪承徹) 판사 심리로 진행된 감정에서 "안기부 수사관에 의해 가슴.복부 등을 구타당했다" 고 주장했다.

韓씨는 피묻은 내복을, 張씨는 자신의 상처를 찍은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에 앞서 서울지법 최복규 (崔復奎) 판사는 3일 자정쯤 한나라당 변호인측이 낸 증거보전신청을 받아들여 韓.張씨를 불러 비공개로 신체검증을 실시했다.

한편 안기부는 6일 이들의 재소자 건강진단부를 공개하면서 "고문 주장은 범죄행위를 모면하기 위한 자작극" 이라고 반박했다.

◇ 대선 보고서 = 안기부는 구속된 吳씨가 지난해 11월 초순부터 12월 초순까지 주 3~4회 정도 자신이 주도하는 비선팀 회의를 갖고 각종 보고서를 만들어 출근하던 이회창 후보 승용차로 전달하거나 설명이 필요한 경우 승용차에 함께 타고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이같은 증거로 吳씨 집에서 압수한 '대통합 정치의 구현' '주요 인사와의 접견 및 협력유도' 등 15건의 문건을 언론사에 공개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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