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바둑]창하오-목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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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급전을 부른 백12

제1보 (1~21) =창하오 (常昊) 8단은 22세, 목진석4단은 18세. 두 사람 다 신인 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창하오는 어느덧 중국의 1인자로 불리고 있다.

창하오는 중국의 3관왕이며 국제무대에선 조훈현9단을 격파하는 등 정상급 대열에 들어섰다.

이에 비할 때 목4단은 올해 한국의 신인왕 타이틀을 따낸 상승세의 신예고수이긴 하나 객관적인 전력 면에선 창하오보다 '한줄 아래' 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32강전 16국 중에서 이 한판은 조치훈 - 유창혁전 다음으로 주목을 끌었다.

돌을 가려 목4단의 흑번. 3시간 바둑에서 흑은 일단 행운이다.

더구나 터프한 전투가 주류인 현대바둑에서 흑은 여러모로 안도감을 준다.

목4단은 3연성에 이어 흑11까지 다케미야 마사키 (武宮正樹) 9단의 우주류를 흉내낸다.

10으로 다가서자 11.이 수도 다케미야의 수법이다.

백이 '가' 로 받으면 (프로들은 99% 이렇게 받는다) 흑은 '나' 로 갈라치거나 '다' 로 굳히게 된다.

창하오8단은 그러나 손을 빼고 12로 덤벼들었고 목4단도 당연히 13으로 응징에 나섰다.

창하오는 힘이 좋은 바둑이다.

하지만 목진석도 완력이 강하다.

14는 강수. 15자리에 뛰어들면 평범한데 창하오는 자신의 힘을 믿고 초반부터 사납게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목4단이 15로 두어 최강으로 반격하니 일단 백이 양분된 형세. 20은 모양에 치우친 빗나간 수였다고 홍태선7단은 말했다.

상황이 급한 만큼 '참고도' 백1로 막아 3, 5로 역습하는 기회를 노려야 했다는 것이다.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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