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와 인연]김윤환과는 우호관계 이기택은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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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정정국의 치열한 다툼 뒤엔 공동정권 수뇌부인 DJT (金大中.金鍾泌.朴泰俊) 와 한나라당 트리오 (李會昌.金潤煥.李基澤) 사이의 인간적 갈등.친소 (親疎) 관계도 자리하고 있다.

특히 검찰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김윤환 (虛舟) 전 부총재와 이기택 (KT) 전 총재권한대행에 대한 여권 수뇌부의 개인적 관계는 정파적 이해와 또다른 면이 있어 주목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과정 및 집권 뒤에도 허주와 정치적으로 비교적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반면 KT에 대해선 썩 안좋은 감정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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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메이커' 라는 별명의 허주와는 대선 전초전 때 직접 만나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이번에는 나를 도와달라" 고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다.

지난 6월 'TK (대구.경북) 신당설' 이 나왔을 때 金대통령이 지역 대표주자로 허주를 염두에 뒀다는 말까지 파다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면 KT에 대해선 "징한 (독한) 사람" 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91년 평민당이 '꼬마 민주당' 과 합당한 뒤 95년 국민회의로 분당할 때까지 정치적 동지 사이였지만 개인적으론 대단히 불편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정국 초기에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게 강경투쟁을 앞장서 조언한 사람도 KT다.

그는 "DJ는 내가 잘 안다. 그에게는 한번 밀리면 영원히 밀린다" 고 단언했다.

김종필 (JP) 총리의 허주관 (觀) 은 '효용론' 이다.

한때 적대적 감정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허주가 내각제론자라는 점 때문에 "언젠가 필요한 정치인" 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내년에 내각제론이 불붙어 국민회의와 불편한 관계에 빠지게 될 경우 한나라당 허주 세력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박태준 (TJ) 총재는 KT와는 지난해 7월 포항 북구 보궐선거에서 정면으로 맞붙었고, 허주와는 TK지역을 놓고 맹주 싸움을 벌이고 있는 처지라 그런지 두 사람 모두에게 적대적인 편이다.

허주의 청구비리 연루 가능성이 자민련에서 꾸준히 흘러나온 것도 우연이 아닐 정도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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