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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수주위해 佛 알스톰사 대통령부인'뒷돈'유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경부고속철도 차량 납품사로 선정된 프랑스 알스톰사의 로비스트였던 강귀희 (姜貴姬.63.여.노이폼하우스 대표) 씨가 차량 선정과정의 뒷얘기 등을 담은 에세이집 '로비스트의 신화가 된 여자' 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내용은 경부고속철도의 이권을 둘러싼 권력 핵심부의 움직임과 姜씨의 로비 내용. 姜씨는 "테제베 (TGV) 를 납품하려던 알스톰은 총공사비 (21억달러) 의 3%인 4백80억원을 정치자금으로 준비했었으나 사용하지는 못했다" 고 밝혔다.

姜씨는 노태우 (盧泰愚) 전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촉발된 고속철도 경쟁에 뛰어든 후 차량 결정권이 문민정부로 넘어가자 종교계 지도자 C목사를 통해 청와대에 정치자금을 건네려 했지만 김영삼 (金泳三) 전대통령이 "나에게 줄 돈이 있으면 차라리 가격을 내려라" 고 요구,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姜씨는 또 이에 앞서 盧대통령 시절 경북여고 후배인 盧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金玉淑) 씨에게 "이제 임기도 얼마 남지않았는데 돈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고 접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姜씨는 "6차 입찰까지 가는 진통을 겪은 것은 고속철도공단 K단장.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D그룹 K회장.북방외교를 펼치던 여권 P의원 등이 독일의 이체 (ICE) 를 지원했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姜씨는 또 "83년 전두환 (全斗煥) 대통령 유럽순방 때는 이순자 (李順子) 여사를 면담하면서 '블러디 피전' 이란 버마산 루비를 단 9㎜짜리 최고급 진주목걸이와 다이아몬드를 박은 루비반지를 선물했었다" 며 자신의 로비역량을 자랑하기도 했다.

숙명여대 재학중 초대 미스코리아에 선발된 姜씨는 프랑스 패션디자인학교를 졸업후 파리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며 국제 중장비사업의 로비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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