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강률 90% 비결은 엄마처럼 가르치는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이마트 천안점 문화센터에서 ‘노리야(NORIA)’ 강좌를 운영하는 안혜진 강사(왼쪽사진 左)가 아이들과 별자리를 만들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낙하산놀이에 빠진 아이들. [사진= 조영회 기자]

여가시간 활용과 취미생활을 하기에 문화센터만큼 가깝고 친근한 공간이 없다. 학교나 학원보다 수강료도 저렴하고 시간도 내 맘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부나 학생, 직장인들까지 한 두 개의 강좌를 수강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천안과 아산에도 백화점·할인점에 문화센터가 열려 있지만 어떤 문화센터에서 어떤 강좌를 선택할 지 고민이다. 각 문화센터 매니저가 추천하는 ‘대표 강좌’와 ‘스타강사’를 찾아 인기비결과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영·유아놀이, 신체리듬·미술·창작까지

상상력 높이고 협동하는 마음 갖게 해
17일 오전 10시40분 천안시 쌍용동 이마트 천안점 문화센터. 서너 살로 보이는 10여 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이 알록달록한 색깔의 별자리 모양을 들고 긴 매트 위에 별자리를 만들고 있다. 아이들은 “엄마~ 별” “엄마~ 달”이라고 서툰 말로 자신이 들고 있는 물체를 표현했다. ‘노리야(NORIA)’ 강좌 안혜진(32·여) 강사의 지도에 맞춰 별자리를 바닥에 놓고 가지런히 배열했다. 사자자리, 전갈자리, 물고기자리, 염소자리, 양자리 등 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은 별자리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곁에서 아이들을 돕는 엄마들의 눈길과 손길은 더 바쁘고 긴장됐다. 어디까지, 얼마나 도와줘야 하는지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해주자니 혼자 만드는 법을 모를까 걱정이 되고 모른 체 두자니 낑낑거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안 강사는 “아이들이 먼저 하도록 지켜본 뒤 부족한 부분만 도와주면 된다”고 조언했다. 잠시 뒤 매트 위에는 길이 만들어졌다. 길 위로 아이와 엄마가 함께 만든 별자리가 길게 늘어섰다. 각각의 별자리를 보며 이름을 불렀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손뼉을 쳤다. 박준서(4)군은 “엄마 이거 봐요!”라며 자신이 만든 별자리를 들어 보였다. 지켜보는 엄마들의 표정은 흡족해 보였다.

잠시 뒤 불을 끄고 자신들이 만든 별자리를 손전등을 통해 비쳐진 모습을 천정에서 봤다. 순간 ‘와~ 와~’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밤하늘 풍경이 고스란히 천정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안 강사는 천정을 가리키며 “저건 무슨 별자리죠?”라고 물으며 대답을 유도했다. 최소윤(4)양도 “엄마 저거 물고기, 저거는 사자예요”라고 했다. 별자리 놀이가 끝나자 안 강사는 아이들이 직접 정리를 하도록 했다. 자신이 갖고 놀았던 별자리를 모두 바구니에 담아 강사에게 돌려주는 방식을 택했다.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집에서 별자리 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문화센터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모두 정리를 한다고 했다. 안 강사는 “별자리 놀이는 상상력을 높이고 아이와 엄마가 함께 협동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놀이”라고 말했다.

별자리 놀이가 끝나자 물방울 놀이가 이어졌다. 안 강사가 아이들 사이를 오가며 연신 물방울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물방울을 잡기 위해 여기저기로 뛰어다녔고 손에 잡힌 물방울이 터지기라도 하면 “와~”하고 소리를 쳤다. 아직 어린 탓에 “내가 잡았어요”라는 말을 못하는 게 안타까웠다. 이 놀이는 아이들에게 집중력을 키워준다. 공중으로 날아다니는 물방울을 잡기 위해 눈과 손을 같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쪼그리고 앉거나 팔짝팔짝 뛰기도 했다. 자연스레 운동이 됐다.

마지막으로 낙하산 놀이가 진행됐다. 커다란 둥근 천의 끝을 안 강사와 엄마들이 붙잡고 산 모양을 만들면 아이들이 그 위로 기어올라갔다. 산 모양이 만들어질 때마다 아이들은 질세라 서로가 먼저 꼭대기로 올라갔다. 올라간 다음엔 미끄럼틀을 타는 것처럼 신나게 내려왔다. 모채원(4)양도 남자 아이들 못지 않게 씩씩하게 산을 오르고 미끄럼을 탔다. 이 놀이는 경쟁심을 유발시키고 모험심을 키워준다. 다음으로 천을 들어 아이들이 천 밑으로 들어가게 한 뒤 다시 천을 내리면 빠져 나오도록 했다. 어둠이나 위험한 물체와 접했을 때 아이들이 위기를 모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처음엔 겁이 났던 아이들도 여러 차례 반복되자 별 어려움 없이 놀이에 참여했다.

◆강남은 물론 천안에서도 최고 인기 ‘NORIA’=지난해 9월 이마트 천안점 문화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개설된 강좌로 400여 개 강좌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강좌다. 이날 강좌에 참가한 수강생 15명 가운데 13명은 이 강좌를 두세 번 수강한 ‘재수강생’이다.

강좌는 매주 금요일 열리는 데 모두 재수강률이 85~9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영·유아 통합놀이 강좌로 이미 서울 강남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을 만큼 엄마들에게 인기다. 신체리듬과 음율, 미술, 창작까지 3개월간 다양한 수업을 듣는다. 천안·아산에서는 이와 비슷한 강좌가 없어 수강생이 더 몰린다고 한다. 이마트 천안점 문화센터에서는 12~18개월, 16~24개월, 22~30개월, 28~40개월 등 4개 반으로 나눠 강좌가 열린다.

안혜진 강사는 “재수강률이 높은 것은 아이나 엄마들이 강좌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신뢰가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나도 아이들이 있지만 수강생들을 내 아이처럼 아끼고 가르치는 것이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고 강사진·시설에 수강생 만족”- 서은형 문화센터 회원담당

이마트 천안점 문화센터(천안시 쌍용동). 지난해 9월 문을 열었고 이번 여름학기로 1년을 맞았다. 그 동안 ‘천안을 대표하는 할인점 문화센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센터 오픈 때부터 수강생들과 동고동락을 해 온 서은형(24·사진) 회원관리 담당을 만났다. 다음은 서 담당과의 일문일답.

-문화센터가 문을 연지 1년 됐다. 평가는.
“현재 420개 강좌에 회원 수는 5000여 명에 달한다. 강의실 4개를 운영하는 데 이 정도의 규모면 천안에서 최고라고 자부한다. 강의실 대비 강좌 수나 회원 수 모두 천안 최고 수준이다. 수강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85~90%에 달하는 재수강률이 이를 증명한다. 강좌 하나, 강사 한 명을 선정할 때 여러 번의 회의를 거치고 심사숙고 한다. 이마트 천안점 문화센터만의 성공 비결이다.

-전국 이마트 문화센터 가운데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자체 평가 결과, 전국 27개 이마트 문화센터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할인점 매출이 높고 방문 고객이 많기 때문에 문화센터가 활성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좋은 강사진과 만족도 높은 강좌를 개설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와 친절도 역시 최고 수준이다.”

-가장 큰 장점은.
“문화센터는 좋은 강좌를 개설하고 우수한 강사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어느 문화센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까다롭기는 이마트 천안점을 따라올 수 없다. 강사들이 ‘검증이 너무 꼼꼼하고 철저하다’라는 평가를 할 정도다. 시설 면에서도 다른 문화센터보다 앞서 있다. 문화센터에 와 보면 얼마나 쾌적한 환경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접근성과 주차시설이 좋다는 것은 수강생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강좌를 들으러 아산은 물론 평택과 충북에서 오는 수강생도 많다.”

-오픈 1주년 기념 행사는.
“8월 말이면 오픈 1주년이 된다. 8월30일(예정)쯤부터 9월 초까지 보름간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우선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무대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이들부터 젊은 여성, 주부들까지 색다른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각종 이벤트 등 기념행사도 예정돼 있다. 매장고객을 대상으로도 혜택도 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학기에는 새로운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젊은 층이나 주부들로부터 수요가 많은 식생활강좌나 그린캠페인 강좌가 개설될 것이다. 또 주말에 정규강좌를 신설하고 체험프로그램도 별도로 준비 중이다. 20여 개 강좌가 새로 개설된다. 수강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강좌는 수시로 열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