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위성안테나 연말께 첫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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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남편' 은 쏘고, '아내' 는 받고 - . 국내 최초의 '부부' 위성안테나가 곧 가동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최근 대덕단지 연구소 내 북측 언덕바지에 관제용 안테나를 설치,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올 연말께는 이 안테나 옆에 수신용 안테나가 세워진다.

국내에 본격 위성 관제용 안테나가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 관제용 안테나는 능동적으로 전파를 쏘아 위성의 자세 제어.카메라 작동 등을 통제하는 수컷 기능의 안테나다.

수신용 안테나는 위성이 보내주는 전파를 받는, 일종의 암컷 안테나. 수신용 안테나는 한국통신.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 등이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 관제용 안테나는 내년 하반기 발사예정인 다목적 실용위성을 통제하기 위한 것. 지름 9m의 이 안테나는 우주로 극초고주파를 쏘아보내 위성을 조작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하이게인사 (社)가 약 10억원을 들여 제작했다.

이 안테나의 특징은 비교적 빠른 회전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는 것. 지상과 수평방향으로 3백60도 돌릴 수도 있고 하늘을 훑으며 2백도 정도 움직일 수도 있다.

이는 실용위성의 궤도를 놓치지 않고 추적하기 위해서다.

다목적 실용위성의 주임무는 6백85㎞ 상공을 날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지구 곳곳을 관측하는 것. 때문에 3만6천㎞ 상공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지궤도위성과는 달리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매번 다른 궤도를 선회한다.

관제용 안테나는 첩보.정찰위성에서도 필수적. 미국의 일류 군사위성 관제안테나는 비상시 수십 초 내에 위성의 자세를 조정, 관측정보를 얻을 만큼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공우주연구소의 관제용 안테나로는 위성이 새 자세를 잡는데 5분 가량 걸려 민첩성에서 첩보용에 훨씬 못미친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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