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한미군의 주력 전투 병력인 2사단의 절반가량을 감축하는 내용의 주한미군 세부 감축안을 우리 정부에 제시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그동안 미국은 주한미군 3만7000여명의 3분의 1 수준인 1만2500여명을 줄이겠다는 큰 틀만을 공개해 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미국이 제시한 세부 감축안에는 2사단 병력의 절반 수준인 7000명 안팎이 포함돼 있다"면서 "나머지 철수병력 5500명은 2사단이 아닌 미 8군과 미 공군 등에서 비전투 병력을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 측의 구체적 감축안은 지난 22일 워싱턴에서 열렸던 10차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회의(FOTA)에서 제시됐다.
미국 측이 제시한 안에 따르면 2사단 감축병력 7000명은 이라크로 차출되는 2사단 소속 2여단 3600여명과 포병.공병.전투지원.항공부대 등에서 차출하는 3000~3500명을 합친 규모다. 특히 그중에는 ▶다연장포(MLRS) 1개 대대▶155㎜ 팔라딘 자주포 1개 대대가 포함된다. 2사단 항공여단에 소속된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의 일부 병력도 감축 대상이다. 그러나 2사단 내 나머지 다연장포 1개 대대와 팔라딘 자주포 1개 대대는 한국에 남는다. 2사단의 주력 기갑 전투력인 1여단도 남기로 했다.
용산기지 내 미 8군 병력에선 행정.지원 인력 2000여명이 감축된다. 대구에 있는 19지원사령부에서도 병력 3000여명 중 2사단을 지원하는 행정 병력 1000명 이상이 줄어든다. 19지원사는 유사시 증원전력에 대한 행정지원 등을 담당하는 부대다.
주한 미 공군에서는 활주로 정비 병력 등 일부 시설 관리 및 행정요원을 중심으로 한 비전투요원 상당수가 철수한다. 주한 미 공군의 주력인 8전투비행단(F-16).51전투비행단(A-10, F-16) 등 미7공군 전력은 유지된다. 501정보여단.1통신여단과 미7공군의 5정찰대대(U-2기) 등 대북 정보 전력도 그대로 남는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채병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