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바캉스] 6. 일본 헬기 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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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의 불꽃놀이 관람 헬기가 현란한 도쿄타워 앞 밤하늘을 날고 있다.

'600m 상공에서 불꽃놀이를 만끽하는 여름밤의 추억….'

지난 27일 오후 8시 도쿄만(灣) 인근 우라야스(浦安)의 한 헬기장. 어둠이 짙게 깔린 밤 시간임에도 수은주는 섭씨 30도를 훌쩍 넘는다. 한낮에는 땡볕 더위로 36도까지 올라갔다.

호텔 바를 연상시키는 50평 가량의 대기실에 들어서자 연인.회사동료.가족 단위 손님 30여명이 북적거렸다. 요즘 도쿄에서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불꽃놀이 관람 헬기 바캉스'를 즐기려 온 사람들이다. 이윽고 8명을 태운 헬기는 땅을 박차고 올라 순식간에 도쿄만 상공 600m까지 날아올랐다. 바로 옆 '도쿄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상공을 한 바퀴 돈 헬기는 도쿄만을 가로질러 높이 333m의 도쿄타워 상공으로 이동했다. 도쿄 타워의 화려한 불빛을 한동안 내려다 본 뒤 헬기는 신주쿠(新宿)의 고층빌딩 숲으로 내달렸다.

"우와~. 금박.은박이 길에 깔려 있는 것 같아."

승객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터뜨린다. 헬기는 도쿄의 야경에 취한 승객들을 가사이(葛西)공원 상공으로 안내했다. 때마침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각양각색의 불꽃이 현란하게 터지는 모습은 아이들의 폭죽놀이를 연상케 한다.

'엑셀항공'이란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이 헬리콥터 유람비행은 도쿄 도심, 요코하마(橫濱)만 일주 등 8개의 코스를 갖추고 있다. 비행시간(5~30분)과 코스에 따라 요금은 4000~3만엔으로 다소 비싸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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