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TV 가이드] 편견과 모순에 갇힌 10대 미혼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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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라는 말에 연락을 끊어버린 남자친구, 손잡아 줄 사람 하나 없이 쓸쓸히 겪어야 하는 출산의 고통, 자기가 낳은 아이를 충격 속에 감춰야 하는 현실. 감당하기에 너무나 가혹한 일들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벌어지고 있다. 수렁에 빠진 이들의 이름은 '10대 미혼모'.

스무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 엄마들은 공포 속에서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고, 자식을 버린 비정한 엄마가 된다. 변변한 성교육도 한번 받지 못하고 출산 과정을 충격 속에 받아들인 엄마는 인생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사회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미혼모만 있지 미혼부는 없다. 법적 책임은 물론이고, 도덕적인 책임조차 묻지 않는다. 임신을 하면 당연히 미혼모 혼자 모든 짐을 떠맡게 되고 미혼부는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잠적해 버린다. 이런 구조적 모순 속에 미혼모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거꾸로 자기 자식을 직접 키우겠다는 10대 양육모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고민할 때다. 그들에게 어떤 길을 열어줄지를. 이번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미혼모의 현실과 대안을 집중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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