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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활동 동향]설비투자 반으로 감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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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희망을 걸 만한 경제지표가 눈에 띄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추세적으로 볼 때 이러한 지표들이 당분간 나아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외환위기에서 시작한 불황이 소득 감소→소비 위축→생산.출하 감소→투자 부진→불황 심화→소득 감소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 공장의 3분의 1 이상이 놀고 있다 =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3.7%.제조업가동률은 80%를 넘어야 정상이고, 웬만큼 상황이 나빠도 70%대 밑으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 게 보통이다.

외환위기가 닥쳤던 지난해에도 79.9%였다.

통계청은 "올들어 7개월째 60%대에 머물고 있다" 며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며, 현대자동차 파업을 빼더라도 64.8%로 매우 낮은 수준" 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가동률이 내수 부진에다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전년 동월대비 42.7% 감소했다.

통계청은 "선박.사무회계용 기계.담배를 제외한 전 업종의 가동률이 떨어졌다" 고 밝혔다.

◇ 생산.출하도 줄고 있다 =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자연히 생산도 전년 동월대비 12.9% 감소했다.

자동차 ( - 45.4%) 와 관련 업종인 기계장비 ( - 39.5%).조립금속 ( - 29.7%) 의 감소폭이 컸다.

통계청은 "그나마 반도체 생산이 39.2% 증가했지만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전망은 밝지 않다" 고 지적했다.

64메가D램 반도체의 개당 가격은 올 1월 18달러에서 7월엔 절반인 9달러로 떨어졌다.

출하도 14.1% 줄었다.

특히 그나마 뒤를 받쳐주던 수출용 출하 증가율이 갈수록 둔화 (1분기 30.4%→2분기 24.8%→7월 22%)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 특별소비세 인하도 소비를 북돋우지 못했다 = 도소매 판매는 17.4% 줄었다.

통계청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일단 안 쓰고 버텨 보겠다는 사람이 많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내수용 소비재 출하액도 23.6%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에 승용차.가전제품의 특소세를 내렸는데도 잘 팔리지 않았다.

승용차가 64.5% 줄었고, 세탁기 ( - 51.9%).대형냉장고 ( - 50.1%) 등이 모두 크게 줄었다.

또 지난달에는 백화점 정기세일이 있었는데도 남녀기성복이 28.2% 감소했다.

다만 휴대용 전화기 (63.9%).경승용차 (1백54.5%) 등이 그나마 소비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 민간투자 부진이 심각하다 = 기존 공장도 놀고 있는 마당에 투자가 늘리 만무하다.

6개월 후의 설비투자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국내 기계수주가 26.8%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48.9% 줄었다.

공공부문이 늘었지만 이는 철도차량.원전 (原電) 발주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통계청은 "앞으로 투자가 더 줄어들 것" 이라고 내다봤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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