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 맥주, 해태음료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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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맥주가 해태음료를 인수한다. 아사히맥주는 이달 중 26억엔(약 260억원)을 들여 해태음료에 대한 자사 지분 20%를 41%로 늘리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아사히맥주는 최대 주주 지위에 올라 해태음료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이 회사는 2000년 경영난에 빠진 해태음료의 주식 20%를 사들인 바 있다.

막대한 자본과 마케팅력을 갖춘 일본 업체가 국내 3위 음료업체를 인수할 경우 국내 업계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해태음료의 국내 음료시장 점유율(13.3%)은 롯데칠성(40.2%)과 한국코카콜라(19.1%) 다음이다. 지난해 매출액 3520억원에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아사히맥주가 해태음료 유통망을 통해 맥주 판로를 확대할 경우 주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지금까지 자본 참여만 해온 아사히맥주는 경영권 행사까지 하게 됐다. 이를 위해 4명인 해태음료 집행이사진을 7명으로 늘리면서 과반수인 4명을 아사히맥주 쪽에서 파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해태음료에 청량음료의 개발.생산관리.판매 노하우를 제공하고 녹차.보리차 같은 차(茶) 계통 음료와 기능성 건강음료 등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아사히맥주는 2006년까지의 음료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인수.합병(M&A) 및 제휴에 약 1000억엔을 투입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아사히맥주가 한국.중국에서 잇따라 M&A를 성사시킴으로써 산토리.기린음료 등 다른 경쟁업체들의 해외사업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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