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인가 요부인가…영국,다이애나 재조명 작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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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다이애나는 성녀 (聖女) 인가 요부 (妖婦) 인가.

오는 31일 사망 1주년을 앞두고 그동안 온통 찬양과 미화로 채색됐던 그녀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다이애나 신화' 를 깨는 데 제일 앞장서고 있는 곳은 그녀의 고향인 영국의 BBC방송. 이 방송은 9월6일 방영할 다큐멘터리에서 장례식날 애도객이라기보다는 장례행렬을 좀더 잘 보기 위해 자리싸움을 벌이는 관광객, 대중의 무관심과 냉소 등을 비춤으로써 신화의 허상을 보여준다.

최근 발간된 '다이애나 - 우상과 희생양' 이란 책자는 다이애나의 인기가 정신주의 결핍에 대한 사회불만에 연유한 것으로 풀이하며 광적인 다이내나 열기를 비판했다.

다이애나는 그동안 20억원대의 비밀 자선기금 운영, 국제지뢰금지운동, 노약자와 고아에 대한 자선봉사 등의 활동으로 '약한 자의 친구' 로 칭송돼왔다.

또 백만장자 파예드와의 열애 등으로 고루한 영국왕실에 도전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한 자유주의적인 여걸로 비쳐 오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다이애나가 어린애 같고 자기중심적이며 제멋대로 행동한 '퇴폐적인 상품' 이었다는 혹평도 제기됐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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