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성큼성큼 3연승 … 어느새 2위 고지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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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상위권 순위가 요동친다. 1위 SK와 2위 두산이 주춤하는 사이 3연승의 3위 KIA가 선두권에 바짝 따라붙었다. KIA는 15일 목동에서 열린 히어로즈전에서 김상현(29)의 쐐기홈런에 힘입어 7-4로 이겼다. KIA는 이날 삼성에 3-6으로 패한 2위 두산과 승차를 없앴다. 승률에서만 두산에 0.012 뒤질 뿐이다. 선두 SK도 이날 LG에 2-3으로 지면서 7연패에 빠졌다.

KIA 승리의 엔진은 김상현이었다. 그는 5-4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7회 초 1사 1루에서 히어로즈 다섯 번째 투수 이보근의 직구(시속 143㎞)를 밀어쳐 우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KIA는 김상현의 홈런포로 만든 7-4 스코어를 끝까지 지켰다. 김상현은 이날 홈런으로 2타점을 더해 시즌 타점을 65개로 늘렸다. LG 페타지니(69타점), 히어로즈 브룸바(64타점)에 이어 전체 3위. 두산 김현수(63타점)보다 많은 타점을 올린 유일한 국내 선수다.

김상현은 4월 20일 KIA로 트레이드되기 전 LG에서 2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경쟁자들보다 보름 늦게 시즌을 시작한 셈인데도 타점 선두권에 올라 있다. 그의 방망이는 그만큼 영양 만점이다. 조범현 KIA 감독은 김상현을 지난달 18일 처음 4번타자로 기용했다. 이후 최희섭과 번갈아 4번을 쳤던 김상현은 이달 들어 붙박이 4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이젠 김상현이 KIA 타선의 핵심이다.

김상현은 LG에서 이적해 오자마자 맹타를 휘둘렀다. 공을 따라 움직이던 상체를 고정한 뒤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아진 덕분이다. 8년 만에 친정팀 KIA로 돌아와 심적 안정을 찾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렇게 덕담을 하면서도 다들 김상현의 타격을 ‘반짝 활약’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김상현의 상승세는 3개월째 멈추지 않고 있다. 홈런 13개 중 만루홈런만 4개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만루홈런 타이 기록이다. 기술적 성장뿐 아니라 심리적 성숙이 어우러진 결과다.

김상현은 “최근 4번타자로 기용되고 있지만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 한다. 최희섭 형이 컨디션을 회복할 때까지 대신 나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코 들뜨는 법이 없는, 해결사다운 대답이다.

사직에서는 롯데가 1-1로 맞선 5회 터진 조성환과 카림 가르시아의 2점 홈런 2방을 앞세워 7-2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롯데는 삼성이 두산에 승리, 4위를 지키는 바람에 승차 없이 5위에 머물렀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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