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통합교육구 교육위원회 소속의 7명의 이사진은 14일 ‘김영옥 중학교’로 명명하는 청원을 받아들이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엔 100여 명의 한인사회 인사가 참석해 안건 통과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안건 통과 후 모니카 가르시아 교육위원장은 “김영옥 대령은 전쟁영웅일 뿐 아니라 학생들에겐 훌륭한 리더이자 본보기였다”며 “이제 LA의 모든 이들이 김 대령에 대해 알게 됐고 이로 인해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축하했다.
이 청원은 고 김 대령이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2006년 그의 정신을 기리자는 뜻으로 설립된 ‘김영옥 대령의 친구들’이란 단체가 주도했다. 20여 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김 대령의 이름을 딴 학교의 개교를 위해 애썼다. 다이앤 왓슨 미 연방하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의 지지 서한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이사회 표결이 붙여지기 전에 이 단체의 알렉스 차 공동대표 등은 이사회에 참석해 김 대령에 관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여주며 지지연설을 하기도 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인 랄프 안 박사도 지지연설을 했다. 차 대표는 “이 날을 위해 LA한인회를 비롯 한미연합회 LA지부와 한미민주당협회 등 각계 인사들이 많이 힘써 주셨다”며 “오늘은 한인사회의 힘을 보여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김 대령의 이름을 딴 고등학교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단체의 또 다른 공동대표인 민병수 변호사는 “김 대령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선 훈장을 받았지만 미국서는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미국에서도 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동포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특히 2차대전 당시 김 대령의 지휘를 받았던 442부대 소속 참전용사 8명이 군복을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대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구성됐었다. 이들 중 대표로 지지 발언에 나선 샘 후지카와는 “김영옥 대령은 우리의 영웅이었다”며 “그의 이름을 딴 학교의 설립은 후세에도 귀감이 되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운동엔 김 대령과 생사를 함께 한 일본계 미국인 참전 용사와 일본계 비영리단체도 동참해 의미가 더욱 깊었다고 ‘김영옥 대령의 친구들’ 단체 관계자는 밝혔다.
LA지사 곽재민 기자 (jmkwak@koreadaily.com)
◆김영옥 대령=2차대전 당시인 1941년 미 육군에 사병으로 지원해 장교 후보생 교육을 받고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일본계 미국인 부대의 지휘관으로 참전했으며, 미군에서 아시아계로는 첫 대대장을 지냈다. 이탈리아 중부에 독일군이 설치했던 고딕라인 돌파 등에 공을 세워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 및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종도뇌르를 받았다. 김 대령은 늘 자신은 100% 미국인인 동시에 100% 한국인이라고 강조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