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청소기, 게임+노래방 … 우리가 한국의 ‘히든 챔피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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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휴대전화 결제업체 ㈜다날은 오는 9월 미국에서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이 회사는 미국의 이동통신업체와 서비스 제공 계약을 했으며 2007년 5월에는 미국의 투자업체 모건테일러 벤처스로부터 600만 달러(약 770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다날은 국내시장을 바탕으로 2003년 대만, 2006년 중국 등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유창하 IR팀장은 “휴대전화 결제는 미국에는 없는 서비스여서 시장 진입이 쉽지는 않았지만 사업모델의 우수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히든 챔피언’. 널리 이름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KOTRA는 14일 ‘세계 시장을 누비는 강소제품’ 보고서를 통해 31개 ‘히든 챔피언’ 제품을 선정해 발표했다. 해외무역관(KBC)이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판매가 늘고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제품 가운데 뽑았다.

이번에 뽑힌 히든 챔피언은 지문인식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업체, 세계 노래방 시장을 주름잡는 중소기업, 프랑스 산업용 장갑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 등 다양하다.

KOTRA 조병휘 통상조사처장은 “우수한 기술과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현지화에 성공한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히든 챔피언』의 저자인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 박사는 최근 한 강연회에서 “한국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히든 챔피언을 더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신기술로 시장을 뚫어라=지문인식 단말기 제조업체 ㈜슈프리마는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브라질·멕시코 등 5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체코 시장에 진출해 첫해 1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슈프리마는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지문인식 기술을 다투는 세계 알고리즘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체 직원 60명 가운데 40여 명이 기술인력이다. 노래방 기기업체 금영은 온라인 게임을 접목시킨 노래방 기기를 노래방 문화의 발상지인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라=다산기공은 미국의 세탁소용 셔츠 프레스 기계 시장에 진출해 올해 15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몸집이 큰 미국인에 맞춰 소형에서 초대형 사이즈의 셔츠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웰코리아는 홍콩의 좁은 주거 공간에 착안해 기존 제품의 절반에 불과한 소형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홍콩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품질은 기본=세계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신성메이저는 산업용 장갑으로 프랑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제품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 전체 시장의 10%를 점하고 있다. 락앤락은 고품질 식품보관용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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