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헷갈리는 숫자 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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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다음 중 숫자를 바르게 표기한 것을 고르시오.

㉠12만3000 ㉡12만3천 ㉢십이만삼천 ㉣123000 ㉤123,000

아라비아숫자는 수를 나타내는 보편적인 방식이지만 표기하고 읽는 방법은 동서양이 좀 다르다. 서양의 경우 1000단위(세 자리)마다 쉼표를 찍고 1000단위(thousand, million…)로 끊어 읽는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10000단위(네 자리)를 기준으로 한다. 즉 쉼표 없이 네 자리마다 만(萬), 억(億), 조(兆) 등의 단위를 넣고 그렇게 읽는다.

이런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수를 표기할 때는 적잖이 혼란스럽다. 서양식인 123,000을 우리식으로 표기하라고 하면 문제에서처럼 각각 달리 적기 십상이다.

맞춤법은 전통 방식대로 10000단위마다 ‘만’ ‘억’ 등의 글자를 넣어 표기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 또는 그것을 읽은 형태인 ㉢이 올바른 표기다(띄어쓰기는 논외로 함).

하지만 ‘㉣123000’처럼 적는 경우도 적지 않다. 10000원권 등 지폐가 이 형태로 표기하고 있다. 국제 기준에 따라 ‘㉤123,000’으로 적는 예도 많다. 복잡한 수를 계산하고 표기할 때는 대부분 이 방식을 쓴다. 숫자 표기는 이래저래 혼란스럽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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