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사업하기 너무 힘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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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산업도시인 울산지역에 있는 기업 10개중 4개 업체가 '사업 하기 힘들어 떠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울산포럼은 지난 5월28일~6월16일 이 지역의 10인이상 제조업체 490곳(응답 63곳)을 대상으로 '기업 탈 울산 요인'이란 내용의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37%가 '공장을 울산 밖으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과반수인 54.6%는 '3년내에 이전하겠다'고 밝혀 이전 준비가 이미 상당히 진척됐음을 시사했다. 또 '5년내 이전'예정 기업도 86.4%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지역 거대업체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경북 포항과 전남 영암에 각각 제2공장을 짓기로 했다.

응답기업들이 울산을 떠나고 싶은 이유는 '공장부지가 너무 비싸다'는 응답이 42.2%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신시장 개척의 어려움(18.1%)▶높은 임금(18.1%)▶비효율적 행정(12%)▶잦은 노사분규(6%) 등 순이다.

이전 희망지역으로는 국내의 경우 경주(26.7%)를 가장 많이 선호했고 양산과 김해, 창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는 대부분 중국과 베트남을 손꼽았다.

특히 울산지역 기업들이 경주를 선호하는 것은 2007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중인 천북산업단지 등이 들어서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공장부지 가격이 울산의 절반 수준인 20만원 안팎에 불과한데다 지자체의 행정지원도 많다는 게 울산포럼측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선박용 블록 제조 공장 부지를 찾을 당시 평당 임대료가 울산은 연간 3만원,포항은 1천2백원으로 쌌다"며 "이런 가격 차이는 지자체의 기업 유치에 대한 열성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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