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교수님이 구두회사 창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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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대학교수가 한국인 발에 적합한 구두를 6년간 연구한 끝에 구두회사까지 차렸다. 충남 공주대학교 기계공학과 김용진(48.사진)교수는 최근 구두제조업체인 ㈜메디슈를 설립했다.

김교수는 1998년부터 남.여 8000여명(3세~70세)의 발을 측정하고 연구했다. 발 길이만 잰 것이 아니라 둘레.모양 등을 함께 조사했다. 그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처음으로 발형태인 '라스트(구두골)'의 표준화 모델을 완성했다.

이 표준화 모델은 남자 45개, 여자 40개 등 총 85개다. 남자는 240mm~280mm, 여자는 220mm~255mm 크기의 발을 표준화 모델에 적용할 수 있다.

김교수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92년부터 공주대에 재직하고 있다. 그는 당초 구두에는 문외한이었다. 그러나 대학내 생산기술연구소장을 맡을 때 충남지역 신발업체로부터 기술 개발 요청을 받고 관심을 쏟게 됐다. 그는 국내 신발산업도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연구에 착수했다.

김교수는 우선 KAIST 등 전국 6개 대학과 신발회사가 주축이된 '주력산업 고부가가치사업단'을 창립했다. 정부와 민간으로부터 총 30억원의 지원도 받았다.

메디슈는 현재 회사 인터넷 사이트(www.medishoe.com)에서 구두를 팔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발측정 눈금자를 출력(인쇄)한 뒤 자신의 발을 재서 주문할 수 있다. 구두값은 18만~20만원으로 기존 제품과 비슷하다. 011-9810-7582.

공주=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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