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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산행 아는만큼 안전하다]폭우땐 과감히 철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지난 주말 지리산일대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1백여명의 사상.실종자가 발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이번 사고는 피서객들이 안전수칙을 지켰더라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안전불감증에 경종을 울려줬다.

여름철 계곡에서의 물놀이와 산행시 주의할 점을 알아본다.

◇ 야영 = 지정장소가 아닌 곳에서의 계곡야영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번 사고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야영지는 조용한 곳보다 사람이 많은 지정장소를 선택해야 불의의 사태를 만나도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다.

장마가 끝났다고 해도 이번처럼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기 쉽다.

계곡아래에는 비가 오지 않더라도 계곡 위쪽에서 비가 내리면 계곡물은 순식간에 불어난다.

10여분정도 비가 쏟아진다면 물이 불어나지 않아도 과감하게 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곡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우선 대피한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의 손길이 뻗칠 때까지 기다리며 침착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급류 못지않게 무서운 것이 산사태다.

나무가 많지 않고 경사가 가파른 흙사면, 암벽에 흙이 덮혀있는 지형은 피해야 한다.

빗물을 먹은 흙더미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 계곡산행 = 계곡을 건널 때는 언제 물이 불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꼭 계곡을 건너야 한다면 안전시설물이나 대피할 곳이 있는 계곡을 찾는다.

요즈음은 각 국립공원마다 위험한 곳에는 대부분 철제구조물이 설치돼 있어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상류부분에는 구조물 시설이 안된 곳이 많으므로 계곡 위쪽에서는 가급적 길을 따라 걷고 횡단은 피해야 한다.

급류에서 넘어졌다 일어선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수량이 무릎까지 올라오더라도 허리이상 차오른 강물을 건너는 것 이상으로 힘들고 위험하다.

급류를 만나면 자일을 확보한뒤 건넌다.

◇ 일사병과 열사병 = 집중호우가 지나간 지리산.덕유산.치악산.설악산 등지에서 2~3일간 뙤약볕아래 종주산행을 하다 보면 일사병과 열사병에 걸리기 쉽다.

일사병은 강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면서도 땀으로 체온을 방출하지 못해 일어난다. 반면 열사병은 바람 한점없는 고온다습한 지역을 걸을 때 자주 발생한다.

일사병은 체온이 40도정도 올라가고 맥박이 빨라지며 피부가 건조해 지고 얼굴이 붉어진다.

두통.구토.현기증.권태감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의식을 잃게 된다.

통풍이 잘 되는 그늘진 곳에서 의복을 벗기고 물을 끼얹어 체온을 떨어뜨려 줘야 한다.

열사병은 수분만 섭취하기 때문에 염분 결핍의 탈수증상을 나타낸다.

두통.구토.현기증이 있고 온몸이 무기력해지며 식은 땀을 자주 흘리는 것은 일사병과 같다.

그러나 체온이 떨어지는 점이 다르다.

염분결핍으로 인한 탈수증세이므로 물만주면 악화된다.

머리를 낮추고 발을 높인 후 0.1%의 식염수를 15분 간격으로 투여해야 한다.

◇ 기타 = 능선종주는 계곡산행이 아니기 때문에 비를 만나도 사고위험은 적다.

그러나 낙뢰가 떨어질 때는 계곡이나 말안장처럼 능선상에 움푹 들어간 곳으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밖에 짙은 안개에 지도와 나침반도 준비한다.

텐트와 덧옷등의 장비는 방수제품으로 갖추며 비를 맞아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직 남방이나 파일재킷같은 보온의류도 반드시 갖춘다.

덧옷으로는 방수.발수.투습성이 뛰어난 고어텍스나 마이크로텍스 제품이 좋다.

고를 때는 봉제선으로 물이 스며들지 않는지 살펴본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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