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부터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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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수학 교구를 활용해 온 몸으로 수학원리를 체득하는 반재현군. (교구제공=시매쓰)

< 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수학이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공식을 암기하고 계산을 반복하는 것이 수학실력을 높이는 지름길이었던 반면 이제는 수학적 사고력이 높아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엄마와 사고력 수학공부를 해 온 반재현(12·언동초6)군을 만나봤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사고력 수학이 대회 때 큰 도움이 됐어요.” 반군은 지난 5월, 창의력 올림피아드 국제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쟁쟁한 외국 중학생들과 겨루어 6위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어릴 때부터 퍼즐과 수학게임 같은 놀이로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온 덕분이다. 어머니 이재숙(42·용인시)씨는 “일찍부터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군은 어릴 때 또래보다 언어발달도 늦고 수학적 감각도 평범한 축에 속했다. 하지만 이씨는 나무라지 않았다. 반군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일상생활 속에서 수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데리고 앉아서 공부를 가르치고 숙제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 저학년 수학문제는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차원이 달라졌다.사칙연산 위주의 문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 긴 문장으로 된 날짜계산 문제, 입체도형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그는 “요즘 수학문제는 문장형으로 돼있어 얼마나 잘 읽고 제대로 이해하는가가 정답을 찾아내는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반군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이씨는‘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점심은 맛있게 먹었는지’, ‘수업은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본다. 그는 “사고력 수학은 의사소통 능력까지 포함한다”며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할 줄 알아야 남의 생각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IE 자격증까지 딴 이씨는 책 뿐만 아니라 신문과 텔레비전·영화까지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스포츠 뉴스를 보고 나면 경우의 수를 이용해 우리나라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 과정을 살펴본다. 야구경기를 보면서 할·푼·리의 개념을 익히고 경제뉴스를 보면서 각종 그래프를 해석하는 방법도 배운다.

복잡한 과제를 함께 탐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문제집을 풀고 나면 채점한 후 틀린 문제나 어려운 문제를 골라 함께 정답을 유추해가는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답을 찾아보다가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엄마가 규칙을 알려주면 아이들은 오래도록 기억하게 된다. 규칙이 적용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규칙이 적용되는 다른 문제를 하나 더 풀다보면 아이들은 수학의 재미에 푹 빠져 들기도 한다. “학습량이 늘고 내용도 어려워지는 고학년일수록 엄마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무작정 학원에만 맡겨놓지 말고 주변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찾아 수학적으로 접근하는 연습을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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