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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보람은행과 합병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조흥.상업.한일 등 대형 시중은행의 합병 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행장간 수차례 접촉을 통해 양측이 대등한 비율로 합병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흥은행은 하나은행과 합병을 모색해온 보람은행으로부터 합병 제의를 받고 이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금융감독당국의 고위 당국자는 30일 "3개 시중은행들이 외자유치를 통해 자력회생하는 방안은 수용하기 어렵다" 며 "이들 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선 합병을 통해 리딩뱅크로 부상하는 방법밖에 없다" 고 밝혔다.

이에 따라 3개 은행들이 추진해온 외자유치는 합병 이후로 연기되거나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 합병으로 방향 선회 = 외자유치냐, 합병이냐를 놓고 혼선을 빚어온 금융감독위원회의 입장이 최근 합병 쪽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당초 금감위는 6월말 7개 은행의 경영개선 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이들 은행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합병에 따른 정부지원 부담 때문에 외자유치를 통한 자력회생이란 3개 은행의 카드를 받아들일 분위기였다.

그러나 외자유치 방안이 대부분 정부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외자유치 규모로는 3개 은행이 모두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합병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입김도 상당히 작용했다.

◇ 정부 지원 = 상업.한일은행은 합병시 5조원 이상의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병을 할 경우 그동안 추진해온 외자유치는 무산될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합병된 은행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국제결제은행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자면 최소 5조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은행 증자지원을 위해 16조원이 배정돼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 합병을 지원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이미 행장이 물러나 더 홀가분한 입장에서 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상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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