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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 반정부 운동” 중국 강경진압 태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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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자치구 시위사태를 조직적인 반정부 운동으로 보고 강경 대응할 움직임이다. 중국 공안당국은 8일 레비야 카디르(62·여) 세계위구르대표대회 의장이 이번 시위사태를 배후 조종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카디르는 위구르족 분리 독립운동에 관여한 혐의로 수년간 중국에서 수감 생활을 한 뒤 2005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7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카디르가 평소 친분이 두터우며 티베트와 신장 지역 독립운동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두 지도자가 평소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 만나 민족독립 문제에 대해 수차례 논의했다”며 “이번 시위 발생 전에도 이들이 사전 교감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카디르는 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원하며 폭력시위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과 언론들이 카디르를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규정한 것은 이번 사태가 한족과 위구르족 간의 순간적인 민족 감정 충돌이 아니라 반중국 위구르 단체들의 조직적인 시위로 보고 있음을 말해준다.

카디르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8일 “무장 분리 독립 운동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한 소식통으로부터 우루무치에서 공안의 총격과 구타로 위구르인 400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에 기고한 글에선 “신장의 제2 도시인 카스(喀什)에서도 위구르인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미확인 소식도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강경 진압을 선호하고 있다. 환구시보 인터넷 사이트가 이번 사태 해결방법을 묻는 여론 조사를 한 결과 7일 현재 전체 응답자의 95%인 4만 명이 무력진압에 찬성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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