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베일벗은 영국 정보부 'M1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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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90년 가까이 철저히 베일 뒤에 가려져 왔던 영국의 정보기관 'MI5' 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MI5는 29일 인터넷에 자체 사이트를 열고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자신의 실체를 일부 공개했다.

1909년 대내외 첩보활동을 위해 설립된 MI5는 미국의 CIA 및 옛 소련의 KGB와 함께 유명했지만 영화 '007' 속에서 제임스 본드가 소속된 기관 정도로만 알려져 왔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MI5는 현재 44만건의 극비 파일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중 1만3천명의 영국인과 7천명의 외국인을 '주시' 하고 있다.

국장 아래 정보수집.스파이활동 등 6개 부서로 구성된 MI5는 올해 1억4천만파운드 (3천억여원) 의 예산으로 북아일랜드와 관련된 테러 (25%).기술개발 (17%).국제테러 (15%).첩보 (12%) 등에 지출하고 있다.

MI5는 영국 왕실이나 주요 정치인의 사생활을 사찰하거나 노동조합.민간단체와 그 지도부를 감시하는 활동을 '항상' 수행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음침한 정보기관이라는 세인의 시선을 의식한 듯 MI5는 최신의 근무환경을 가진 사무실과 냉방시설.매점.체육관 등 '사람이 사는 곳' 이라며 1천9백명의 직원중 47%가 여성임을 강조했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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