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설문]“IMF 탈출 2천년이후” 6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불황의 끝은 어디인가 - ' .현장에서 느끼는 불황의 정도는 매우 심각하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30대 그룹은 불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하반기에도 잔뜩 움츠리고 방어적인 경영을 편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본지의 30대 그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당분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며 살아남기 위한 싸움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규채용과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곳이 대부분이라 자칫하면 산업기반이 붕괴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 어려워질 고용 사정 = 고용불안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하반기에 감원하지 않겠다는 그룹은 절반 (15개) 뿐이었다.

3개 그룹은 이미 감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았고, 8군데는 감원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라고 응답했다.

규모를 보면 4군데는 10%정도 감원을 예상했고 심지어 20%, 30% 감원을 검토중인 곳도 있었다. 기존 인력을 유지하기도 벅찬 판에 신규채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무려 21개 그룹이 '올가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없다' 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 는 응답 7개 그룹을 포함하면 사실상 거의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없는 셈이다. 최악의 고용대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 부정적인 경기전망 =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악화되며 적어도 내년 하반기, 심지어 2000년에 가야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다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IMF체제에서 벗어날 시기에 대해 3분의 2에 이르는 19개 그룹이 2000년 이후라고 응답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최소한 2년 정도는 대기업들이 긴축경영을 계속할 것이란 해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 구조조정은 어떤가 = 자산매각이나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그룹은 27개에 달해 대부분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7군데가 '구조조정 작업이 잘 되고 있다' 고 응답해 대기업들은 구조조정이 나름대로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계의 현안인 빅딜 (대규모 사업교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과반수인 18군데가 '잘 안될 것' 으로 내다봤고 7개 그룹은 '소규모 맞교환만 있을 것' 이라고 응답했다.

◇ 경영애로 = 30대 그룹이 겪고 있는 경영애로는 ^자금난 ^판매부진^금융비용 등 각종 비용 증가 ^구조조정의 지연 ^실업과 노사분규 ^자산디플레 등이었다.

하반기중 역점을 둘 사항 (복수응답) 은 ^재무구조개선 (23개) ^구조조정 (21개) ^자금확보 (15개) ^수익성 개선 (14개) 등이 꼽혔고 수출.판매증대, 경영혁신 등을 들기도 했다.

이재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