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철의 증시레이더]바닥다지기 끝 드디어 날개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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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주가가 드디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 나흘간 42.61포인트 (14.1%) 올라 344.18로 마감했다.

6월16일 이후 최대 관심은 이 날의 지수 280.00이 과연 바닥인가에 있었는데 이제 답이 분명해졌다.

26일의 298.54, 30일의 297.88 (장중 저가 293.45) 그리고 지난 13일의 301.37 (장중 저가 299.68) 은 주변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바닥을 충분히 다진 모습이다.

지난 주 거래량은 3억9천만주로 그 전주의 4억3천만주에 미치지 못해 다소 불안하지만 18일의 7천6백만주는 1월31일의 9천1백만주 이후 최고 수준이다.

분위기가 심상찮은 것이다. 등락비율도 비슷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15일 상승종목이 하락종목을 3대1로 앞서더니 16일엔 3.2대1 마침내 18일엔 6대1로 압도했다. 주된 매수세는 역시 외국인이다. 5.6월 총 4천2백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이 이달 들어 18일까지 1천2백77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이중 9백88억원어치는 지난 주에 발생했다.

홍콩과 미국의 몇 군데를 확인해보니 이들은 주로 영국계로 추정된다. 이탈리아계 자금도 일부 가세했다는 소문이다. 장기투자보다는 4~6주 정도의 단기차익을 노리는 자금이 많다.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장기 전망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장심리는 최근 상당히 호전됐다. 금리가 내렸고 1천3백원을 밑도는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다. 만기 1개월 선물환시세가 1천3백원, 3개월은 1천3백50원에서 안정돼 있다.

앞으로 한 두달은 환위험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8월에는 '모건 스탠리 이머징마켓 지수' 의 한국 비중이 높아진다. 한국주식 투자가 없거나 비중이 현저히 낮은 펀드는 얼마라도 편입을 해야 할 판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같은 외국인 동향을 눈치챈 기관이 재빨리 뛰어든 사실이다. 올해, 아니 이달 들어서도 내내 팔기만 하던 기관이 16, 18일 총 3백6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에 반해 3월 이후 순매수로 일관해온 개인은 같은 기간 1천2백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아직 조급히 팔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물론 이번 주는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주가가 일시 주춤할 가능성이 있지만 오히려 150일선 (현재 428.13) 을 돌파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매수기회로 삼을 만하다.

장세는 우량주가 주도하고 있다. 한 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한전조차 6월초 고점을 뛰어넘어 다소 부담이 있으나 보수적인 투자가들은 우량주가 안전해 보인다.

높은 수익률을 원하다면 비교적 재무구조가 탄탄하면서 주가가 덜 움직인 삼양통상.아세아제지.태평양물산.동원산업등을 권한다는 것이 삼성증권 조종호과장의 말이다.

권성철 (증권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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