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ly?] 운동할 땐 물을 ‘물’로 보지 마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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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운동할 때 물을 마시면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수분 섭취를 자제한다. 정말로 운동할 때 물을 마시면 안 되나?

A 운동 도중에 물을 마시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위에 물이 차 있으면 ‘무겁고 불편해’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고 여겨서다. 식사 직후에 운동을 한 뒤 경험했던 복통도 이런 오해를 부른다. 식후에 운동을 하면 속이 불편한 것은 팔다리로 혈액이 몰려 소화기관인 위·장엔 상대적으로 혈액이 부족해진 탓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과거 스포츠 감독들이 선수에게 경기 도중 물을 못 마시게 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운동 도중 물을 수시로 마시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탈수로 인해 근육에 경련이 생긴다. 판단력이 흐려져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열피로·열경련·열사병 등 ‘열 돌림’에 걸리기 쉽다.

운동 도중 물을 마신 뒤 “속이 불편해 더 이상 뛰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대개 찬물이나 음료에 포함된 과즙·탄산 성분이 위장을 자극하는 것이 원인이다. 이런 사람은 평소 운동을 하면서 물을 조금씩 마시는 연습을 하면 문제가 해소된다.

더위 속에서 운동(또는 훈련)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탈수다. 예방하려면 운동 시작 2시간 전에 500∼600mL의 물을 마시고 15분 전엔 500mL의 수분을 다시 섭취한다. 운동 도중에도 10∼15분마다 120∼150mL의 물을 마신다. 이러면 탈수량의 50%는 보충된다. 운동이 끝난 뒤엔 고갈된 수분을 다시 채워넣는다.

운동 후의 체중 감소는 대부분 탈수에 의한 것이다. 체중이 빠진 만큼의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운동 후 체중이 0.5㎏ 빠졌다면 500mL의 수분을 마셔야 한다는 뜻이다. 이때 소변의 색깔과 양을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맑은 소변을 하루에 900mL 이상 보는 것이 정상이다. 탈수가 될수록 소변량이 적어지고 색은 짙어진다. 물은 찬 것이 좋다. 체온을 낮춰줘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도움말: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양윤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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