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누구나 비밀은~' 영화 속 세 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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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영화에서 한 남자를 사랑하는 세 자매로 연기한 최지우.추상미.김효진씨(위쪽부터). 이들은 "성격이 서로 크게 달라 오히려 편하게 일했다"말했다. 신동연 기자

세 자매가 있다. 20대 초반의 셋째는 사랑을 쇼핑으로 여긴다. 좋은 물건을 고르는 '거래'와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문학소녀인 둘째는 사랑은 운명처럼 다가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6살 딸을 둔 유부녀인 첫째에게 사랑은 욕망 해소의 수단이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장현수 감독)는 이 세 여인의 사랑에 대한 해석 중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를 묻는 영화다. 그 속에는 한 완벽한 남자를 통해 셋 모두 자신이 바라는 사랑을 경험한 뒤의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이 등장한다. 결과는 예상대로 쇼핑.운명.욕망이 아니라 '4.기타(생활과의 타협 및 약간의 애정)'로 나타난다.

영화 속 세 자매를 한자리에서 만났다. 추상미(첫째).최지우(둘째).김효진(셋째)씨는 사랑과 영화, 그리고 동시에 사랑했던 남자 주인공(이병헌씨)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맨틱 코미디 형식인 이 영화는 30일 개봉(18세 관람가)한다.

-제작이 막 끝났는데 소감은.

"줄거리가 워낙 재미있게 구성돼서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했어요."(김효진)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는데 예쁜 동생들과 함께해서 좋았어요."(추상미)

"난생 처음 큰 소리로 욕도 해보고, 오버 연기도 실컷 했습니다."(최지우)

(영화에는 둘째딸인 선영이가 남자 주인공에게 "이 ××놈아"라고 욕설을 하고, 동생에게 "지×하네"라고 능청스럽게 말하는 모습이 나온다.)

-영화의 메시지가 뭐라고 생각하나.

"자신에게 가까이 있는 사랑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것 아닐까요."(김)

"실제의 사랑은 영화나 꿈속에서의 사랑과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하는 영화죠."(최)

-사랑은 정말 쇼핑인가.

"사람을 잘 살펴보고 신중하게 골라야한다는 점에서는 맞는 것 같아요."(김)

(나머지 두 사람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실생활에서는 어떤 남자를 좋아하나.

"지우는 꽃미남을 좋아하는데, 우리 둘은 얼굴은 별로 안 따져요. 저는 따뜻하고 유머감각 있는 사람, 만날수록 끌리는 사람이 좋아요."(추)

-"영화 '트로이'를 예로 들자면 저는 올란도 블룸(파리스)을, 언니는 에릭 바나(헥토르), 효진이는 브래드 피트(아킬레스) 같은 외모를 좋아해요. 물론 올란도 블룸은 '트로이'가 아니라 '반지의 제왕'을 보며 반했고요."(최)

-이병헌씨도 멋진 남자 아닌가.

"농담도 심각하게 할 정도로 진지해서 무서웠어요. 나중에는 친해졌지만…."(김)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기도 해서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분이죠. 남자 주인공이 이병헌씨라는 점이 이 영화의 출연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해요."(최)

-만약 남자 친구가 있는데 영화의 남자 주인공처럼 외모 뛰어나고, 지적이고, 경제력도 갖춘데다 성격까지 좋은 사람이 접근한다면 받아들일 텐가.

"닥쳐봐야 결과를 알겠죠."(추)

"당연히 한번 만나보지 않겠어요.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지만."(김)

"모르겠는데요.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최)

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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