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좀 잡아주오" … 영화 줄줄이 개봉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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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23일 개봉 예정이던 한국영화 '거미숲'이 개봉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고 개봉을 연기했다. 그리고 다음 개봉일은 멀찌감치 9월 3일로 잡았다. 쏟아지는 여름영화와 추석 대목을 피해 그 중간일을 잡은 것이다. '거미숲'이 이처럼 급작스럽게 상영을 미룬 것은 극장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 크다.

이미 6주 전 개봉한 '슈렉2'가 아직 전국 30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뒤이어 개봉한 '스파이더맨2'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도 만만치 않은 극장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주말 6편이 개봉한 데 이어 이번 주말에도 5편의 신작이 쏟아진다. 여기에는 미국 개봉 첫주에 관객동원 1위를 차지한 블록버스터 '아이, 로봇'과 '반헬싱', 한국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포함돼 있다. 이렇다 보니 작품 규모나 흥행성에서 뒤지는 영화까지 스크린이 돌아가지 않는다.

이미 두차례나 개봉을 미뤘던 김유미.임은경 주연의 공포영화 '인형사'는 30일 개봉하지만, 당초 30일 개봉하기로 했던 김혜수 주연의 미스터리 멜로 '얼굴없는 미녀'와 이탈리아판 '몽정기'인 '나에게 유일한'은 일주일 늦게 8월 6일 개봉한다. 그리고 공포영화 '프레디 vs. 제이슨'은 당초 공포영화로서 최적의 개봉일이 될 '13일의 금요일'(8월 13일) 개봉하기로 했으나, 이를 버리면서까지 27일 개봉하기로 했다. 16일 개봉 예정이었던 홍콩 애니메이션 '맥덜'은 8월 20일로 연기됐다.

30일 개봉하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을 수입한 백두대간 측은 "만약 우리가 영화관(씨네큐브)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면 이 때 개봉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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