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증시의 주가 연일 신기록 상승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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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동안 조정 양상을 보였던 미국.유럽 증시의 주가가 또 다시 수직상승하고 있다.

미 뉴욕증시의 다우 지수는 지난 5월 13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두달간의 조정기를 마치고 지난주에만 세차례나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국의 FTSE100 지수도 지난주 최고치를 두차례 경신했다.

프랑스의 CAC40 지수도 17일 4, 388.48까지 치솟아 올들어 무려 48번째 기록을 경신했다.

이같은 현상은 프랑크푸르트.취리히 등 다른 곳도 마찬가지.

◇ 주가 상승의 배경 = 미 증시의 활황은 아시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미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호조였기 때문이다.

제너럴 일렉트릭 (GE) 이 사상 최고의 분기 순이익을 올린 것을 비롯, 타임워너.크라이슬러 등도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두 배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증시 활황의 '일등 공신' 은 역시 넘쳐나는 돈이다.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시장을 빠져나와 선진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국제 유동자본 가운데 미 증시에 들어간 돈은 1천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개인들의 주식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구별 재산중 주식비중은 28%로 90년 (12%) 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

유럽시장은 미 증시의 활황에 따른 동반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기에다 ^프랑크푸르트.런던 증권거래소 간의 제휴^유로 출범을 노린 투기자금의 유입^단일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인수.합병 (M&A) 붐 등이 주가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 전망 = 미.유럽 증시의 앞날은 '아시아 위기의 연착륙' 을 어떻게 유도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경제개혁 속도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은 1차 유럽단일통화동맹 (EMU) 참가 기준을 맞추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던 각국 정부가 서서히 돈을 풀고 있어 당분간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꾸로 유로 출범이 조금만 삐끗하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실물경제와 주가지수 간의 차이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제너럴 모터스 (GM) 파업과 사상 최대 행진을 벌이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가 일말의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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