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하면 누구나 대학 가려 해 이러다 보니 취업률 낮을 수밖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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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일 마이스터고로 지정돼 내년 '원주의료고교(가칭)'로 새롭게 문을 여는 원주시 문막읍 원주정보공업고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이 학생과 학부모, 전국 마이스터고 교장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원주=오종택 기자

“누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려 한다. 여기서 오는 부작용도 많다.”

이명박 대통령이 2일 “(한국의 대학 진학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이러다 보니 취업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기기산업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원주정보공업고를 방문해서다.

오전 11시쯤 이 학교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원주(정보공고)가 제일 먼저 마이스터고로 지정돼 찾아왔다”고 설명한 뒤 생산 자동화 교실 등에 들러 수업을 참관했다. 이어 21개 마이스터고 교장, 학부모, 기업체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고 구내식당에서 학생들과 오찬도 함께했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해외를 다니면서 대학을 다니지 않고도 오히려 대학 나온 이들보다 존경받고, 수입이 낫고, 일생 직장에서도 일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해보려 노력했다”고 마이스터고 도입 배경을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학력보다 실력이 인정받는 선진사회가 되면 학생·학부모·선생님·기업에 도움이 된다”며 “모든 사람이 대학 가는 것보다 마이스터고에 들어가길 원하는 시대가 불과 몇 년 안에 온다”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마이스터고가 발달한 독일을 예로 들며 “마이스터고가 성공했기 때문에 독일이 최고 국가가 됐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즉석에서 이 대통령에게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산업협력 지원체제 구축을 지원해 달라”(박제순 원주정보공고 교사), “마이스터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 달라”(학부모 조연자씨),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에 대해 병역대체복무제도를 확대해 달라”(하이닉스 길근섭 상무)는 것 등이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100% 취업은 안 된다 하더라도 (마이스터고를) 졸업하면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확고하다”며 “전국적인 (취업)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병역문제는 여기서 확답을 줄 수 없지만 마이스터고가 정착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배려를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한다”고 답했다. 이 밖에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가능하면 모두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등록금도 면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남궁욱 기자

◆마이스터 고교=독일의 마이스터학교(Meisterschule)를 본뜬 제도로 유망 산업 분야 전문 기술자를 양성하는 취업 특성화고교다.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현재 전국 21개 전문계고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돼 내년에 새로 문을 연다. 마이스터고가 되면 학교별로 25억원이 지원되고 모든 학생은 학비 면제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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