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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어려워 대학4학년생 목표 잃고 방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공부는 하면 뭐합니까. 시험치를 기회도 없을텐데…"

대학 4학년 학생들이 목표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

취업시즌을 3개월여 남겨두고 있지만 취업은 커녕 입사시험 조차 쳐 볼 기회마저 없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남아돌아 올 가을 신입사원 선발을 줄이거나 아예 않을 가능성이 높다.

H전자등 일부 대기업은 이런 이유로 이미 올해 뽑은 신입사원 1천여명에 대해서까지 입사를 취소해버렸을 정도다.

설사 약간의 인력을 뽑는다 해도 서울 명문대나 상위 소수의 인력에만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이다.

학생들은 이 때문에 공무원시험.자격시험등으로 뒤늦게 진로를 수정하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아 허탈해하고 있다.

공직 역시 선발인원이 줄 것이 뻔해 '낙타바늘구멍 들어가기' 이기 때문이다. 지난달26일 오후 대구 Y대 중앙도서관. 자리 곳곳이 비어 있다.

공부하는 학생들도 대부분 영자신문이나 전공서적을 들추고 있는 저학년들이 대부분이다.

예전처럼 토익.토플등 입사시험을 위한 책들을 붙들고 씨름하는 고학년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름방학 때면 게시판은 물론 도서관 벽에까지 빼곡히 붙어 있던 영어회화.토익 등 강좌 안내문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白승진 (27.정치외교학) 씨는 "기업취직은 포기하고 아예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며 "다른 친구들도 대부분 자격시험을 준비중" 이라고 말했다.

휴게실에서 만난 朴모 (25.경제학과4년) 씨는 "지난5월부터 진로를 바꿔 지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런 추세 때문인지 어학강좌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게 줄어 들고 있다. 대학마다 이달부터 토플.토익.영어회화강좌를 실시하고 있지만 수강신청자는 지난해 보다 20%이상 줄었다.

영남지역 대부분의 대학들은 올해 순수 취업률 (대학원진학.군입대자 제외) 이 20~30% (지난해 60%) 대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 홍권삼.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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