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400여명 집단 입국하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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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규모의 탈북자 집단입국 추진은 남북관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 같다. 당장 다음달 3일 서울에서 열릴 15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정부 측 판단이다. 한 당국자는 23일 "회담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사태가 이상하게 전개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의 남북관계는 매끄러운 편이 아니다. 김일성 사망 10주기(7월 8일)를 맞아 평양 조문을 추진하던 일부 민간인들이 국내의 반대여론을 의식해 조문을 취소하자 북한은 "남조선 당국의 불허 조치" 때문이라고 트집을 잡고 있다.

탈북자의 대규모 입국은 이런 북한을 더욱 자극할 것 같다. 우리 쪽이 직접 나서서 400여명의 탈북자를 입국시키는 것이라고 북측은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관계의 판을 깨는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잃을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현재 40만t의 쌀이 지원되고 있는 것 등도 북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얘기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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