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 득보다는 실…창의성 저해·간질병 발작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신체적 놀이 활동이 제한된 요즈음 어린이들이 유난히 집착하는 놀이가 비디오게임. 그러나 득보다 실이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

"시간만 났다하면 게임기에 매달려 있는게 일이에요. 한번은 게임기를 숨켜놨더니 아이가 하루종일 멍해 있어 다시 꺼내준 적도 있어요" 라는 조군 (8) 어머니 (34.서울서초동) .

서울대의대 소아정신과 조수철 (曺洙哲) 교수는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는 또래와의 놀이를 통해 사회생활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고 전제하고 "게임기 놀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놀이의 대상이 사람이 아닌 기계라는 점" 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게임기의 내용들도 대개는 폭력적인 싸움이나 허황된 것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런 내용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창조적으로 키워주기엔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

따라서 일정시간 이상은 제한해야 한다. 문제는 일단 한번 게임기에 중독 된 아이는 조군처럼 무조건 금기시킨다고 해도 해결이 안된다는 점. 따라서 점진적으로 비디오 게임하는 시간을 줄여 나가야 한다.

처음에는 한번에 게임기에 매달리는 절대적인 시간을 줄인 다음 요일을 정해서 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좋다.

조교수는 "아이가 재미있어 할 놀이나 취미생활을 먼저 제공한 후 비디오게임 시간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고 강조한다.

게임기 대신 독서등을 할 때 상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

흔하진 않지만 광과민성 (光過敏性) 간질발작 환자가 비디오 게임도중에 간질발작을 일으키는 것도 또다른 문제점. 서울대의대 소아신경과 황용승 (黃龍昇) 교수는 "불빛의 속도.기간.강도등이 간질발작을 일으키는데 중요한데 주로 번쩍번쩍하는 전투내용등이 있는 비디오 게임을 하다가 간질 발작을 많이 일으킨다" 고 설명한다.

물론 광과민성간질발작 성향이 없는 아이가 비디오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간질발작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이라도 비디오게임을 하다가 이런 발작을 일으킨 환자는 이후 비디오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황세희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