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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요리]참치소스 곁들인 돼지고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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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렇게 직접 마요네즈를 만들어 참치를 넣고 갈면 맛있는 소스가 됩니다." "마요네즈를 집에서 만들 필요가 뭐 있어요. 제요리가 더 간편하고 양념맛도 진하게 배어있다구요. "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찬 여름요리 강좌' 가 열렸던 서울이태원의 어느 레스토랑. 30여명의 참관객을 앞에 두고 중년의 이탈리아 남녀가 요리솜씨를 자랑한다. 바로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의 피오렐라 피라스 원장과 그의 남편 장 피에르 피라스 (59) .참치와 돼지고기라는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고기 양념과 소스를 달리해 조리한 요리를 놓고 이들은 참관객들에게 맛 평가까지 부탁한다.

결과는 18대 15로 아내의 승리. "어때요, 제것이 더 맛있다고 그랬죠. " 은근히 약을 올리는 아내. 또다시 토닥토닥 시작된 이들의 사랑싸움에 주변은 곧 웃음바다가 된다.

아무리 바빠도 저녁식사만은 함께 하며, 그 시간엔 대화를 위해 텔레비젼도 꺼놓는다는 잉꼬부부다.

하지만 식성만은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중서부해안의 사르데니아섬 출신인 남편은 일반적인 남부식으로 올리브유등 식물성기름을 많이 사용하는데 비해, 오스트리아국경부근의 북부지방 출신으로 독일말부터 배우며 자란 아내는 버터를 많이 사용하는 독일식을 좋아한다고. 그렇지만 실제로 요리경합을 벌이는 일은 드물다.

전 밀라노대학 지질학교수인 남편 피라스야말로 결혼생활 33년째 이 가정의 식생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 지난 4월부터는 문화원이 주최한 가정요리강좌에 강사로서 아내를 돕고 있다.

참치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요리는 푹 익혀 차게 식혀두면 며칠씩 먹을 수 있는 여름요리. 원래 이탈리아에선 흔한 송아지고기를 사용하지만 서울에선 송아지고기가 판매금지돼 있어 돼지고기 뒷다리살로 대체한 것. 오븐에 굽지 않고 냄비에 고기가 타지 않도록 육수나 미지근한 물을 부어가며 은근히 익히는 것은 가정식 조리방법이다.

김정수 기자

▶ 재료· 만드는법

<남부식>

^재료 = 돼지고기 뒷다리살5백g, 참치1백g, 엔초비 (서양멸치젓) 3조각, 케이퍼 (향신열매의 일종) 약간, 백포도주0. 5ℓ, 육수1컵, 로즈마리1찻술, 다진마늘2찻술, 소금.후추.기름 약간씩, 마요네즈2컵 (계란2개, 기름1컵+4큰술, 물1큰술, 레몬즙1큰술)

^만드는법 = ①기름을 두른 우묵한 냄비에 돼지고기를 덩어리째 넣고 후추.로즈마리.다진 마늘로 양념한 뒤 바닥면을 익힌뒤 뒤집어 다시 양념칠을 해 익힌다.

②익은 고기에 백포도주 1/2컵을 넣고 조금 더 끓인다.

③약한불에 남은 백포도주와 육수를 조금씩 넣어가며 30~35분간 중간중간 뒤집어 속까지 익힌다.

④다 익은 고기는 냄비에서 꺼내 식혀놓는다.

⑤믹서기에 계란과 기름4큰술.물을 넣고 갈다가 나머지 기름을 더 넣으며 갈아준 뒤 레몬즙으로 마무리해 마요네즈를 만든다.

⑥⑤에 엔초비와 케이퍼를 넣고 간 뒤 참치를 마저 넣어 살짝 갈아 소스를 완성한다.

⑦식은 고기는 0.2㎝정도 두께로 얇게 썰어 접시에 펴놓고 그 위에 소스를 쳐서 낸다.

<북부식>

^재료 = 돼지고기 뒷다리살5백g, 참치2백g, 밀가루.로즈마리.후추.마늘.소금.기름 약간씩, 백포도주 1컵, 육수1컵, 마요네즈1컵.케이퍼 약간

^만드는법 = ①고기는 통째로 밀가루를 살짝 입힌 뒤 가운데 칼집을 내고 로즈마리 으깬 것과 후추.통마늘을 넣는다.

②기름을 두른 우묵한 냄비에 고기를 넣고 센불에서 익힌다.

③겉이 익으면 백포도주를 1컵 넣고 더 익힌다.

④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육수와 참치를 넣은 뒤 소금.후추간을 한다.

⑤다시 끓으면 불을 줄이고 15분마다 뒤집으며 1시간정도 익힌다.

⑥돼지고기는 건져 식혀둔다.

⑦참치는 살짝 갈아서 남은 국물.마요네즈 1컵을 넣고 섞어 소스를 만든다.

⑧식은 고기를 썬 뒤 접시에 펴고 소스를 친 뒤 케이퍼를 뿌려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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