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 학부모가 만나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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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아이들이 몰리는 외고는 내신경쟁이 치열하다. 경기외고 입시전형과 관련해 송제연(왼쪽에서 첫번째), 윤명숙(두번째)씨가 ‘후배’ 학부모들과 문답을 주고받고 있다. 최명헌 기자

선후배 학부모가 만나보니…
외국어 실력 탄탄하면, 준비 늦어도 승산 있어요

지난 23일, 경기외고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학부모 10명이 자녀를 경기외고에 보낸 ‘선배’ 학부모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중국어과 1학년 김수민양의 어머니 송제연(47·서울 강남구)씨와 일본어과 1학년 박영기군의 어머니 윤명숙(41·경기도 분당)씨가 경기외고 입시전형·입학후 생활전반에 대한 ‘후배’ 학부모의 궁금증에 답했다.

영어 미리부터 준비하느냐가 관건
Q. 신혜경(47·경기 평촌) : 자녀가 어떤 입시전형에 합격했고, 준비는 어떻게 했나
송제연(이하 송) : 일반전형으로 중국어과에 합격했다. 내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외고입시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내신 15% 안에 드는 같은 반 아이들이 거의 다 외고를 준비하는 걸 보더니 자기도 하겠다고 해서 학원을 보냈다. 본격적인 준비가 늦은 셈이었지만 내신은 지원자 평균보다 위쪽이었고, 영어는 전부터 꾸준히 학원을 다니면서 독해·문법 등을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지 않았다. 외국에 살다 온 적은 없다. 영어를 얼마나 미리부터 준비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윤명숙(이하 윤) : 외국어우수자전형으로 일본어과에 합격했다. 일본에 거주하다 아이가 중 3때 귀국해 9월부터 외고준비를 했다. 지난해 전형은 일본어 면접 100점, 일본어 에세이 100점으로 선발하고 내신은 보지 않았다. ‘일본과 한국의 차이점을 논하시오’식의 문제가 나왔는데 아이가 시험치른 후 어려웠다며 걱정을 많이 했다. 미리 준비했던 문제가 나왔는데도 손이 떨려서 마지막 두 문장을 못썼다고 했지만 운이 좋았는지 붙었다. 일본어과 외국어우수자전형은 지난해에 3명을 선발했는데 16명이 지원했다. 그중 11명이 일본에서 함께 알고 지냈던 친구들이었다. 외국어우수자전형은 해당국가에서 살다 온 아이들이 응시하는 전형이다. 해당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아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서울권보다 내신경쟁 수월하지 않아
Q. 이정현(43·경기 성남) : 서울권에 살면서경기외고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나.
송 : 솔직히 서울권 외고에 비해 고교 내신따기가 수월할거란 기대로 지원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와보니 그렇지도 않다. 지역우수자로 들어온 아이들이 정말 성실하고 다들 공부를 잘한다. 지방에서 온 아이들도 전교 1등만하다 온 아이들이라 내신경쟁이 치열하다.

Q. 오윤희(40·경기 용인) : 외국어우수자전형은 내신을 보지 않는데, 외고 입학 후 따라가기 힘들어하지는 않나
윤 : 외국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내신점수가 낮았고 입학 후 힘들 것도 각오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내신이 안나온다(웃음). 민사고나 과학고를 준비하다 오는 아이들은 수학도 매우 잘한다. 1학년 부터 너무 할 것이 많다보니 따로 과외나 학원은 보내지 못하고 있다. 2학기 이후에나 생각해 보려 한다.

Q. 김연숙(40·경기 안양) : 아이를 보낸 후 느끼게 된 기숙형 외고의 단점이 있다면
송 : 아무래도 사교육을 할 기회가 부족하다. 주말에만 귀가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들이 팀을 짜서 사교육을 함께 시키는 경우가 많다. 서울권 외고들은 거의 자유롭게 사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약간 불리한것 같다. 또 아이가 처음 기숙생활을 하는 것이라 적응하는 데 힘들어하기도 했다.

Q. 박미선(44·경기 의왕) : 외국에 봉사활동을 나가고 체육활동을 하는 시간들이 공부에 방해되지 않나
윤 : 확실히 일반 고등학교보다 실제 수업시간이 더 적은 것 같다. 아이들끼리 팀을 짜서 함께 수행해야 하는 활동도 많다. 그런데 학교가 잘 이끌어줘 별 문제는 없다. 공부도 봉사 등 교외활동도 모두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아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그래서 좋은 입시결과가 나오는것 같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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