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기업·기업인] 전북 특허기업 로드씰, 선진국서 힌트 얻어 도로 깁는 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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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나 국가나 알뜰하게 절약해야 살림이 불어나는 이치는 똑같아요. 옷·양말을 기워입듯이 도로를 보수해 사용하면 수명이 연장되고 비용이 절감되는 등 1석2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문영규 사장이 폐타이어·폐스티로폼 등으로 만든 친환경 도로보수 자재인 ‘실란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전북도가 ‘특허스타기업’으로 선정한 로드씰(Roadseal)의 문영규(62)사장은 “선진국일수록 낡은 도로를 기워쓰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도로 재포장·보수 사업은 갈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드씰은 도로나 다리 등의 표면에 발생한 균열·틈을 메워 줘 기존 도로와 한몸처럼 만드는 봉함재료인 ‘실란트’를 생산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의 도로는 10만3000여㎞나 된다. 도로는 일반적으로 시공한지 5년이 넘어가면 노화 하기 시작한다. 통행 차량에 짓눌리고 열에 의한 수축팽창이 반복되면서 틈이 벌어지고 갈라진다. 이들 노후도로에만 일년에 1조900여 억원씩 돈이 들어간다. 이 가운데 20%정도는 포장도로의 보수비용이다. 하지만 대부분 아스팔트·콘크리트 도로는 균열이 발생하면 덧씌우기 땜질 등 단기 처방을 해 예산낭비가 심하다. 실란트로 보수할 경우 그 비용은 5분의 1로 줄어든다.

건설업을 하던 문 사장이 도로보수용 봉함재에 눈을 뜬것은 1992년. “캐나다·미국 등의 건설현장을 둘러보면서 도로 재포장, 보수사업이 앞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석·박사급 인력을 투입해 8년간의 연구끝에 산업폐기물인 폐타이어·폐스티로폼·돌가루 등을 재활용해 만든 실란트를 개발했다. 전북 완주군 이서면에 공장을 건립하고 2000년부터 본격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로드씰이 만든 제품은 품질·가격면에서 외국산을 압도한다. 한번 시공하면 7~8년 유지돼 외국산(2~3년)보다 수명이 배이상 길다. 여름엔 30도 이상 올라가고 겨울엔 영하로 떨어지는 한국처럼 계절별 기온차가 극심한 지역에서도 제품변형이 없을만큼 적응력이 뛰어나다. 가격은 1㎏에 8000~9000원으로 외국산보다 30~40%가 저렴하다.

건교부로부터 신기술로 지정을 받았으며 중소기업지원센터로부터 수출유망중소기업, 중기청으로부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인증을 잇따라 획득했다.

매출은 올해 50억원을 예상한다. 매년 20~30%씩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강소성·절강성 등으로부터 시험제품을 보내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장대석 기자 ,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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