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북한 잠수정]드러난 안보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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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속초 앞바다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은 우리 안보태세의 허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동일호 선장 김인용씨가 발견.신고한 이후 7분만에 경비정이 현장을 향해 급파된 것 등이나 47분만에 군산함이 현장에 도착한 것 등은 기민한 대응이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어민 발견전까지 잠수정이 우리 영해로 넘어온 사실을 군당국이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은 해안경계태세가 엉망이라는 점을 노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초 발견 15분 후 잠수정이 아예 수면 위로 떠올랐고, 승조원들이 10여분간 그물 제거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우리 레이더를 통한 잠수정 판별이 분명치 않았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는 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이후 방위력 개선을 위해 국방비를 대폭 늘린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당시 군은 신형 장비인 저고도탐지레이더 10여대를 2백60여억원에 구입해 속초.강릉 등 동해안 전략지역에 집중 배치했다.

군 작전 관계자들은 해상 면적이 워낙 넓은 만큼 수중 이동물체를 다 파악할 수는 없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포착할 수 있다고 새 장비 보강효과를 자랑했었다.

"과연 군의 해안 경계력 취약성이 보강됐는지 여부에 대한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는 군관계자의 우려 섞인 언급도 이런 때문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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