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록밴드 '로킹 시어터' 탄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뮤지컬 극단같은 3인조 록밴드 '로킹 시어터' 가 탄생했다.

'락왕극단 (樂王劇團)' 이라는 별명을 스스로 붙인 이들은 뮤지컬 형식이 가미된 밴드연주를 보여준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세명 모두 뮤지컬 배우 출신으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추상록 (27) 은 다름아닌 '빨간 피터의 고백' 으로 기억되는 연극배우 고 추송웅의 아들이다.

젊은 세대에겐 영화배우 추상미의 오빠라는 편이 더 빨리 와닿을 것같다.

록 뮤지컬 '돈키호테' 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는 현재 미국 뉴욕의 스토니브룩대 연극과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KBS 아나운서 손범수의 처제이기도 한 여성 보컬 진수현 (26) 도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등을 통해 잘 알려졌고 베이스의 박정환 (25) 은 중대 연극영화과 재학생으로 뮤지컬 뿐 아니라 '블랙잭' 등의 영화에도 얼굴을 비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들이 밴드를 만든 것은 '돈 안되는' 연극계를 떠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고 뮤지컬을 보다 대중화하기 위한 것이란다.

고등학교 때부터 스쿨밴드 활동을 벌였던 추상록이 평소 눈여겨봤던 진수현과 대학 후배인 박정환을 끌어들였다.

첫 앨범 '샴 쌍둥이' 도 철저히 뮤지컬의 개념을 가져온 것. 옆구리가 붙은 채 태어난 샴 쌍둥이 한솔.한걸과 그들을 극진히 간호해주는 의사 이다아 사이의 사랑과 우정을 그려냈다.

"노래별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이 음반을 들으면 뮤지컬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 이라고 이들은 얘기한다.

다양한 스타일의 세련된 록음악이 담겨있는 이 음반에서는 특히 자우림의 김유나와 쿨의 유리를 섞어놓은 듯한 진수현의 톡톡 튀는 보컬이 인상적이다.

추상록이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은 어렵지만 내년초쯤에는 이 음반을 가지고 뮤지컬 형식의 공연을 펼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 정통 뮤지컬 공연도 꾸준히 펼칠 것이라는 이들은 본격적인 '다기능 연예인' 시대를 열겠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문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