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천 길재단 이길여 회장, 370억원 들여서 뇌연구소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가천의대가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조장희(68.캘리포니아주립대)교수를 영입해 최첨단 뇌과학연구소를 세운다. 가천 길재단이 운영하는 가천의대는 최근 조 교수와 15년간 연봉 30만달러에 영입계약을 하고 내년 5월 '조장희 뇌과학영상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가천의대는 연구소 설립에 37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 교수는 1975년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 장치(PET)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컴퓨터 단층촬영(CT).자기공명 영상장치(MRI) 등 인체 내부를 영상화하는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조 교수는 "엄청난 액수를 투자하겠다는 가천 길재단 이길여 회장의 의지가 돋보였고, 마지막 연구 인생을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싶은 생각에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조 교수가 맡게 될 뇌과학영상연구소는 뇌 속에서 벌어지는 각종 미세한 현상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과 장치를 개발하게 된다.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MRI와 PET를 합친 영상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것이다.

가천의대 뇌신경센터 이언 소장은 "MRI와 PET의 결합이 완성되면 동영상 등이 가능해져 뇌기능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며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등 뇌신경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질병 치료 분야에서도 신기원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뇌과학영상연구소에는 독일 지멘스의 연구.개발(R&D)센터도 들어설 계획이다. 과학기술부와 인천시도 충분한 지원을 약속했다.

조 교수는 또 서울대 황우석 교수와 줄기세포 연구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황 교수는 "신경세포로 분화한 줄기세포가 뇌 조직 사이에서 자리잡는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선 조 교수의 면밀한 영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PET는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찾아내는 진단 장비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영양분 등에 붙여 영양분을 많이 흡수하는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해상력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이에 반해 자기장을 이용하는 MRI는 자유자재로 단면을 얻어낼 수 있고, 해상력이 PET에 비해 뛰어나다.

고종관.심재우 기자

*** 바로잡습니다

7월 22일자 2면 '가천 길재단 이길여 회장, 370억원 들여서 뇌연구소 만든다'와 25면 '뇌영상 분야 세계적 석학 조장희 교수 인터뷰' 기사 가운데 PET에 대한 번역상의 오류를 독자가 지적해 왔습니다.

기사에서는 생체의 내부를 보여주는 PET를 '양성자 방출 단층 촬영장치'로 보도했으나, 독자의 지적대로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장치'가 맞습니다.

PET의 이니셜 'P'가 양전자를 의미하는 'Positron'이기 때문입니다. 양성자를 나타내는 'Proton'과 혼동을 일으킨 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양성자는 원자를 이루는 소립자 가운데 그 존재가 전자 다음으로 일찌감치 알려졌습니다. 전자가 음의 전하를 띠는 반면 양성자는 양의 전하를 띠면서 중성자와 함께 원자의 핵을 구성합니다.

이에 비해 양전자는 전자와 모든 성질이 같으나 양의 전하를 띠는 것으로,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감마선이 원자핵 주위를 지날 때 전자와 쌍을 이뤄 생성됩니다. PET는 이때 나오는 양전자를 감지해 인체의 내부를 투시하듯 보여주는 의료기기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