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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교내통과 차량에 요금징수로 주민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전주시송천동에 사는 회사원 權모 (37) 씨는 아침 출근할 때마다 1천원짜리 한 장씩을 별도로 준비한다.

인후동 회사까지 가는데 전북대를 지나면서 통행세 (?) 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權씨가 출근길마다 통행세를 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학교측이 정문.후문 등 4곳에 차량통제소를 만들어 주차요금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처음엔 주차원들과 승강이를 벌이며 항의도 해보고 다른 길로 돌아 가기도 했지만 요즘처럼 살벌한 때 출근이 늦어지는 것보다 차라리 돈을 내는게 낫겠다 싶어 매일 아침 학교측에 꼬박꼬박 통행세를 받치고 있는 셈이다.

전북대가 주차료를 징수하면서 교내를 통과하는 주민들에게도 똑같은 요금을 그대로 받아 송천동 일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북대는 지난달 1일부터 교직원과 학생 차량은 한 달에 8천원, 외부차량은 기본요금으로 30분 1천원에 초과요금으로 10분당 2백원씩을 받고 있다.

문제는 학교측이 시내를 드나들기 위해 대학 내 도로를 2~3분간 반짝 이용하는 송천동 일대 거주 주민들에게 1천원의 주차요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송천동에는 대규모 아파트가 밀집, 거주자가 4만여명이나 된다.

이들 대부분은 직장을 시내에 두고 있으며 팔달로를 타고 우회해야 하는데 차량이 집중되는 출.퇴근시간대에는 30분 이상 더 걸린다.

따라서 주민들은 직선코스인 전북대 내 관통도로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송천동 주민들은 "면학환경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송천동과 시내를 연결하는 남북로 개설사업을 거부하고 있는 전북대가 통과차량에 대해 주차료마저 징수하고 있다" 며 "이는 딴 길을 막아 놓고 집마당을 통과하게 한 뒤 돈을 내 놓으라는 것이나 무엇이 다르냐" 고 비난하고 있다.

이같은 통행료 마찰에 대해 오정례 (吳正禮.송천동) 의원은 "출퇴근시에 주민들이 불가피하게 학교 내 도로를 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 이들에게 경감혜택을 주어야만 한다" 며 "같은 캠퍼스 내 전북대병원 주차장에서처럼 10분 이내 주차에 대해서는 요금을 면제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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