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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수위 넘은 막말, 공인부터 삼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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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중앙일보를 읽다가 ‘한국 사회의 막말, 위험수위 넘었다’(6월 22일자 42면)라는 사설이 눈에 들어왔다. 토론이나 집회, 인터넷 광장에서 사용하는 말들이 저급으로 치닫고 있으며 한국어와 한국사회에 대한 기본적 예의도 실종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요즘 중·고등학교에서 ‘욕’은 일상에서 쓰는 감탄사 수준이다. 길거리나 지하철 안에서도 이런 말은 수시로 들려온다. 나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이런 말을 쓰고 있다.

청소년들이 이런 막말을 사용하는 첫째 이유는 공인들의 잘못된 언어 사용 때문이라고 본다. 신문을 보면 공인들이 “○○○도 자살하라” “개○○” “○○들, 뭐가 잘났다고 그러냐” 같은 막말을 했다는 기사를 자주 볼 수 있다.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국정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의 막말 사용은 그것을 보고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둘째 이유는 인터넷에서 익명의 글쓰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인터넷은 열린 공간으로서 순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익명을 전제로 험한 말들이 오가기도 한다. 게시판이나 댓글의 형태로 인터넷에서 보게 되는 욕은 상상을 초월한다. 악성 댓글로 우울증을 겪거나 자살 시도까지 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이런 문화를 바꾸려면 학교에서부터 ‘막말, 욕설 삼가기’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마다 몇 명의 전담교사를 두어서 학생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한다. ‘막말, NO!, 고운말 YES!’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참여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면 좋겠다. 자발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학교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사회 전체로 확대될 것이다.

박다원 이화외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