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연예인 계약 족쇄 풀리나…전속기간 7년 제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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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기가수 A씨. 2000년대 초반부터 활동했지만 소속 기획사를 바꾸려면 3~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기획사와의 전속계약 기간이 무려 13년이나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노예계약’ 논란을 불러온 이런 장기계약이 힘들어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연예인과 기획사가 체결하는 전속계약 기간을 7년 이내로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계약을 중도 해지할 때 과도한 위약금을 물리는 것도 금지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표준약관을 이달 말까지 제정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속계약 기간이 너무 길면 연예인들의 권익이 침해되고 불공정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올해 초부터 연예계 관련 단체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벌여왔으며, 7년 정도면 기획사·연예인 모두에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연예인과 장기 계약을 체결한 일부 대형 기획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기획사가 직접 트레이닝시킨 유명 아이돌 그룹 상당수가 10년 이상의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며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어린 연예인을 발굴해 키우는 신인 육성 시스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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